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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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기자 ] 삼성과 신세계 그룹이 간편 결제 시장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맞붙었던 두 그룹이 나란히 '페이 전쟁'에 뛰어들면서 범삼성가(家)가 내 긴장감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2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신세계가 '삼성 페이'의 신세계 계열 가맹점 결제를 두고 진행 중인 협의는 올 들어서도 진척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페이는 지난해 8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신세계 계열 가맹점에서 사용이 불가능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은 신세계 측과 일찍이 접촉에 나섰지만 아직 실질적인 협상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까지 협의에서 별다른 진척이 이뤄지지는 않았다"며 "계속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도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 중"이라며 "협상이 결렬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범삼성家 페이 전쟁 가열…'삼성페이' 빗장 안 푸는 '쓱'
협상이 제자리에 머물면서 아직도 신세계 계열사에선 삼성 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 기술적으로는 사용에 문제가 없지만 신세계 그룹에서 삼성 페이 결제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계열사에는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이마트, 스타벅스 등이 속해있다.

업계는 신세계가 그룹 모바일 통합결제시스템인 'SSG페이'의 경쟁 서비스로 삼성페이를 견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신세계가 지난해 7월 선보인 SSG페이는 3000여개에 달하는 신세계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 결제 서비스다.

SSG페이는 탄탄한 유통망과 입소문을 힘입어 세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최근 신세계그룹 온라인 복합쇼핑몰 SSG닷컴의 '쓱' 광고가 화제가 되면서 사용자 확대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SSG페이를 개발한 신세계아이앤씨에 따르면 이날 현재 SSG페이 설치자 수는 120만명에 달한다. 회사 측이 당초 목표로 제시했던 100만명을 뛰어넘은 수준이다.

다만 삼성 페이의 사용자가 더 늘어난다면 신세계도 가맹점 결제에 대한 빗장을 풀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범용성을 내세운 삼성페이는 현재 국내 10개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빠른 속도로 간편 결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출시 4개월 만인 지난달 누적 결제금액 2500억원, 누적 결제 건수 1000만건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이용하는 간편 결제 서비스에 따라 유통 가맹점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삼성 페이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결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다면 신세계 측도 계속 서비스를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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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