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독·핀란드 '라가르드 지지' 선언…개도국에서는 부정적 기류

국제통화기금(IMF)의 다음 총재 자리를 노리는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1일(이하 현지시간) IMF 집행이사회는 이날부터 차기 총재 선임 절차에 착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후보 등록은 다음 달 10일까지다.

IMF 집행이사회는 등록된 후보들 중 4명 이하로 최종 후보를 선정한 다음 오는 3월 3일까지 차기 총재 선임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집행이사회 회장인 러시아의 알렉세이 모진 IMF 이사는 "공개적이고 능력에 따라 투명하게 차기 총재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국제기구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현 총재의 연임 가능성이 있는 반면, 차기 총재 자리에 도전할 만한 후보군은 뚜렷하게 형성돼 있지 않다.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들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 즉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고 있는 라가르드 총재가 연임 도전 여부에 의사 표명을 유보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페루에서 IMF·세계은행 연차총회가 열렸을 때 라가르드 총재는 자신의 연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라가르드 총재의 임기는 오는 7월 4일 끝난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과 독일 재무부는 별도로 낸 성명을 통해 라가르드 총재의 연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핀란드의 알렉산더 스텁 재무장관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라가르드 총재가 "분명히" 자국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IMF 총재 자리를 유럽인이 독식해 온 관행을 이번에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점은 라가르드 총재의 연임을 가로막을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라가르드 총재가 2007년 프랑스 재무장관으로 일할 때 특정 기업에 부당한 이익을 줬는지에 대해 프랑스 법원이 심리할 예정인 점도 라가르드 총재에게는 악재다.

일부 프랑스 언론은 프랑스가 경우에 따라 라가르드 총재 대신 크레디트스위스 투자은행 최고경영자(CEO) 티잔 티암을 차기 총재 후보로 추천할 수 있다고 전했지만, 티암 본인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