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경기도에 있는 스포츠뱅글은 임직원 두 명이 일하는 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야구공 모양의 액세서리 15만개를 일본에 수출하기로 계약했다. 이는 무역협회가 개설한 온라인 거래 사이트 ‘트레이드코리아(tradeKorea.com)’와 현지 전시회를 적절히 결합해 시장을 개척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에 자리 잡은 의료기기업체인 대화기기는 트레이드코리아를 통해 멕시코 시장을 뚫고 있다. 이를 통해 현지 바이어와 연결돼 2014년 중환자실용 인퓨전펌프 15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유아용 종이가구업체 그린가이아는 트레이드코리아와 ‘케이몰24(kmall 24)’를 통해 홍콩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지원군' 무역협회…"무역 1조달러 조기 탈환한다"
트레이드코리아와 케이몰24가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에 쌍끌이로 도움을 주고 있다. 트레이드코리아는 기업 간 거래(B2B), 케이몰24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이트다.

지난해 한국의 무역 규모는 10% 이상 줄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여파다. 연간 무역 1조달러도 무너졌다. 한국의 무역 규모는 2011년 이후 4년 연속 1조달러를 웃돌았으나 지난해에는 그 밑으로 주저앉았다. 이런 무역 규모 축소는 선진국 대부분이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무역 규모 축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전자상거래는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 수출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e-Biz지원본부장인 최원호 상무는 “지난해 세계 온라인 직구(B2C 거래) 규모가 3040억달러에 달해 2014년보다 30.5%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2020년에는 약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 글로벌 온라인쇼핑 이용자도 지난해 약 3억6000만명에서 2020년에는 9억4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실정은 어떤가.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직판(역직구) 규모는 비공식적으로 약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전체 수출에서 해외 직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0.1% 안팎에 머물러 있다.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산업부는 2016년 전자상거래 수출 규모를 1조5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수출 지역도 편중돼 대(對)중국 직판이 전체의 45.6%, 대싱가포르 직판이 19.4%, 미국에 대한 직판이 16.4%를 차지한다. 이들 세 나라가 80%를 넘는다.

이는 온라인 수출에서 성장할 여지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업의 관심도 폭발적이다. 이달 초 무역협회 KOTRA 중소기업진흥공단 공동 주최로 코엑스에서 열린 ‘전자상거래 수출 종합 전략 세미나’에는 700여명의 기업인이 몰렸다. 작년 말 알리바바와 공동으로 개최한 전자상거래 설명회에는 1500명이 넘는 업체 관계자와 대학생은 물론 특성화 고교의 전자상거래학과 학생들도 참가했다.

아마존, 티몰, 라쿠텐 등 B2C 쇼핑몰을 통한 해외 판매뿐 아니라 B2B 거래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CBT:cross border trade)의 확산이 전통적인 무역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이 해외 전시회에 출품해 바이어를 찾으려면 한 번에 적어도 수천만원이 든다. 중소기업에는 부담스러운 비용이다. 하지만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면 오프라인 전시회 참가에 비해 비용이 거의 들지 않을뿐 아니라 세계 시장을 상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내수기업이나 수출 초보 기업에 비용 부담 없이 쉽고 빠르게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무역협회는 올해 글로벌 전자상거래 지원 허브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김정관 무역협회 부회장은 “이제 무역거래에서 온라인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무역협회는 전자상거래 파워셀러 육성과 함께 기법에 대한 조사연구를 강화하고 이의 확산에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각의 해외 마케팅 사이트 구축 및 운영을 통해 우리 중소기업이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제품을 마케팅하고,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제품을 팔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뿐 아니라 사이트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B2BC 마케팅’ 지원 체제를 구축해 시너지를 높여 나간다는 구상이다.

협회 차원에서 전사적인 역량을 동원해 ‘옴니채널 마케팅’ 체제를 올해 확충해 ‘온·오프라인 융합형’ 해외 마케팅 지원사업을 펴나가기로 했다. 기업의 온라인 마케팅에서 오프라인 바이어 미팅, 사후 무역상담 밀착 지원을 통한 실질적인 수출로 이어지는 프리미엄 마케팅 지원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를 무역협회는 ‘단절 없는 온라인 무역거래(seamless e-Business) 지원’이라고 부른다. 무역 및 해외시장 정보 획득에서부터 △전자상거래 마케팅 △바이어 및 수출업체 연결 △계약 △배송 및 선적 △대금결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사이트에 제품을 올리는 기초적인 활동에서부터 바이어 상담 지원 등도 포함된다.

김 부회장은 “트레이드코리아와 케이몰24, 무역정보 포털인 KITA.net과 트레이드내비(tradeNavi.or.kr)를 통해 좀 더 효율적인 서비스에 나서 무역 1조달러 조기 탈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