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 차입금·이자 대폭 축소 전망
㈜두산, KAI 지분 이어 두산DST 매각 속도


두산그룹이 최근 증권가 루머로 퍼지는 유동성 위기를 일축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핵심 자산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지는데다 밥캣과 두산중공업의 실적이 두산그룹의 경영 안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오는 5월 출범하는 면세점 사업도 또 하나의 신성장동력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15일 두산그룹 계열사 주식이 일제히 폭락했다.

이날 하루에만 지주회사 격인 ㈜두산이 7.9%, 두산중공업 11.75%, 두산인프라코어가 10% 하락했다.

원인은 주식 시장에 퍼진 두산인프라코어 관련 루머 때문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SCPE(스탠다드차타드프라비잇에쿼티)와 진행 중인 공작기계사업 매각이 무산되었다는 루머가 퍼진 것이다.

나아가 모회사인 두산중공업과 ㈜두산이 차입금 상환을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루머로까지 번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2월 23일 사모펀드인 SCPE를 공작기계사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당시 입찰에서 SCPE는 1조3천600억 원을 제시한 바 있다.

◇ 두산인프라코어 "자금사정 문제없다" = 두산인프라코어는 당일 공시를 통해 매각 협상은 실사를 거쳐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며 조속한 시일 내에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8일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최고재무책임자인 최형희 부사장이 투자자들에게 레터를 보내 "현재 시장에서 우려하듯이 공작기계사업부 매각 거래가 장기 지연되거나 무산돼 자금 사정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추측은 심각한 오해다"고 강조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재무 상태의 걸림돌은 차입금에 따른 과도한 이자비용과 중국시장 장기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현재 5조2천억원 수준인 순차입금 규모를 3조5천억원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천억원대의 이자 비용도 올해에는 2천억원대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5년 3분기 현재 227%인 부채비율이 올해 상반기까지 200% 이하로 줄어들어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형희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실시한 사업 구조조정, 경비 절감 등 강도높은 수익성 개선 활동을 통해 지난해 대비 3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공작기계사업이 창출하던 영업이익 1천300억원을 초과하는 수익성 개선 효과로 공작기계사업 매각 이후에도 이자 지급 능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순차입금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조2천888억원이며 이 때문에 연간 3천억원 가량 금융비용이 발생해 실적을 갉아먹고 있다.

당장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만 4천억원인데 공작기계사업부 매각으로 갚을 예정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밥캣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로 7천여억원과 자회사인 프랑스 몽따베르 매각을 통해 1천35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중국 DICC 생산라인 축소, 브라질 생산공장 폐쇄 등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펼쳐 왔다.

밥캣의 선전도 눈에 띈다.

밥캣은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가 인수한 소형건설장비 전문 업체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2011년을 기점으로 실적이 회복해 지난해 3분기에 3천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밥캣이 2015년도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 두산DST 예비입찰에 6개 업체 참여 흥행 성공 = ㈜두산의 자회사인 DIP홀딩스는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방위산업 전문업체 두산DST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는 크레디트 스위스(CS)이며 지난 15일 예비입찰을 했다.

이날 예비입찰에는 한화, LIG 등 국내 주요 방산업체 등 6개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입찰 단계이긴 하지만 일단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매각 가격은 5천억원에서 8천억원 사이로 추정된다.

두산DST는 2009년 두산인프라코어가 방위산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회사로 DIP홀딩스가 지분의 51%, 오딘홀딩스가 49%를 갖고 있다.

㈜두산은 지난 11일 DIP홀딩스가 보유하던 KAI 지분 4.99%(총 487만3천754주) 전량을 매각했다.

주당 매각액은 6만2천500원, 총 매각가는 3천46억원이다.

㈜두산은 KAI 지분 매각 대금을 두산의 재무구조 개선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두산DST 매각 대금 역시 재무구조개선 작업에 활용될 것으로 보여진다.

한신평은 두산이 KAI 지분 전량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 것과 관련해 2천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면세점 초기 투자 자금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급변하는 사업 환경과 기술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성장의 기반을 견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축은 미국, 유럽시장에서 밥캣, 인도시장에서 두산중공업의 발전, 담수 플랜트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밥캣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이며 올해도 그 기조를 유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2월 말 인도에서 1천MW급 화력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행하기로 했다.

1조1천억원 규모다.

인도에서 1천MW 초초임계압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인도 초초임계압 화력발전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4년부터 추진하는 ㈜두산의 연료전지도 사업 1년 만에 5천억원대 수주를 했으며 올해는 4천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