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과잉생산에 납품가 인하…인건비 상승에 태국으로 공장이전

지난해 중국 경제가 7%대 성장 사수에 실패하며 세계경제의 불안요소로 등장하자 일본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인 만큼 중국의 경제 상황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일본 기업에 곧바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중국의 성장속도가 주춤한 경향을 보이자 일부 일본 기업은 이미 중국 내 생산비율을 줄였으며, 아예 중국 공장 일부를 폐쇄하고 태국 등 다른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아사히신문이 20일 전했다.

대형 의류업체인 유나이티드 애로스는 2014년 중국 생산비율을 전년도에 비해 2.7%포인트 적은 50.7%로 낮췄다.

대신 동남아시아 등 다른 아시아지역 생산비율을 16.4%로 3.1%포인트 늘렸다.

회사측은 앞으로도 중국 대신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의 생산비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의 인건비가 상승해 품질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베트남 등지에서의 생산비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시계 메이커인 시티즌홀딩스도 지난해 2월 중국의 4개 공장 가운데 광저우(廣州) 공장을 닫았다.

대신 2011년 설립한 태국 공장에서의 생산을 늘리고 있다.

일본철강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조강 생산은 2년 연속 전년 실적을 밑돌았다.

중국 업체들이 마구잡이로 생산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중국에서 부동산 개발이 주춤하면서 그동안 호황을 누렸던 빌딩 설비 분야 일본 업체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중 특히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등의 수주전이 치열해지면서 단가가 하락하는 것이 문제라고 히타치(日立)제작소 관계자는 전했다.

신일철주금(新日鐵住金)의 신도 고세이(進藤孝生) 사장은 아사히에 "중국이 과잉설비에 대한 구조조정을 어떻게 추진할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