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기업 신용등급을 대거 하향 조정함에 따라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이 최근 5년새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자본시장연구원의 '2015년 기업 신용등급 강등 현상 및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의 지난해 국내 기업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은 0.16배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은 등급 상향조정 기업 수를 하향조정 기업 수로 나눈 값으로, 0에 가까울수록 신용등급의 상향보다는 하향 조정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는 뜻이다.

나이스신용평가의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은 2011년에는 3.87배였으나 2012년 1.35배, 2013년 0.90배, 2014년 0.45배 등으로 하락해왔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의 상하향 배율 역시 2012년 1.1배 이후 매년 떨어져 2013년 0.5배, 2014년 0.3배, 지난해 0.2배 등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변하지는 않았지만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기업 역시 전망 상향 조정 기업보다 많았다.

나이스신용평가의 경우 지난해 신용등급 전망 하향 기업은 18개로, 상향 기업 11개를 웃돌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지난해 신용등급의 잇따른 강등은 그동안 존재해온 신용등급 평가의 '인플레이션'이 정상화된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기업 신용등급의 하향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황 실장은 "올해는 작년보다 기업 실적이 더 안 좋아질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며 "악화된 기업실적이 반영된다면 다시 한 번 신용등급이 떨어져 기업 입장에서는 조달 금리의 상승이라는 악재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