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와 경쟁하려 배럴당 15∼55센트 할인…아시아엔 60센트 올려

서방의 제재 해제 이후 본격적으로 원유 수출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이란이 다음 달부터 원유 수출 가격을 낮추기로 했다고 19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본격적인 원유 수출에 앞서 포화상태에 달한 국제 원유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이번 할인 대상 지역에서 아시아는 제외됐다.

이란국영석유회사(NIOC)는 2월부터 수출되는 원유 가격을 북서 유럽지역에는 배럴당 55센트, 지중해 연안 국가에는 배럴당 15센트씩 할인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은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 물량에 대해선 배럴당 60센트씩 올려받기로 했다.

이란의 이번 방침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경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이번 달부터 북서 유럽국가로의 원유 수출가격은 배럴당 60센트 낮췄다.

또 2월부터는 지중해 연안 국가로의 수출 가격을 20센트 낮춘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아시아 국가로의 수출 가격은 배럴당 60센트 올린 상태다.

다만, 이란은 자국 내 각종 산업을 정상화한다는 차원에서 원유 수출 대금을 현금으로 받는 것보다는 이란 내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각종 원자재와 장비 등으로 교환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특히 원유 수출 대가로 이란 내 정유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 유치를 선호하고 있다.

아무튼, 이란이 본격적으로 원유 수출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2월부터 '할인 경쟁'에 뛰어들게 됨에 따라 현재 공급 과잉 상태를 맞은 국제유가는 당분간 하락세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뉴욕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