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에서 단감 농사를 짓는 김모(59) 씨는 설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2년 연속 단감 농사가 풍년이어서 수확한 단감을 저온저장고에 가득 채워 놨지만 어떻게 팔아야 할지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단감 첫 재배지로 알려진 경남 김해에서는 지난해 1천24농가가 1천42㏊에서 단감 1만8천300t을 수확했다.

단감 생산량은 평년보다 5% 정도 늘었다.

최상품 단감 10㎏ 기준 한 상자의 공판장 거래 가격은 1만6천∼2만원선으로 전년보다 20%가량 떨어졌다.

단감 가격은 계속 하락했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로 값은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농가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나마 종전에 개척했던 동남아 수출길도 막혔다.

지난해부터 중국산 단감이 동남아에 진출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뒤진 이 지역 단감 수출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단감 가격 하락은 국내 단감 농가가 인근 창원, 진주, 함안 등 도내 다른 지역에서 많이 늘어난 것도 작용했다.

지역 농가에서는 경쟁력을 잃은 단감 농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처럼 단감 농가가 어려움을 겪자 김해시가 설 명절을 앞두고 '단감 1박스 선물하기' 행사 등을 벌이며 팔을 걷고 나섰다.

시는 지난해 설을 앞두고 국회의사당과 TV홈쇼핑은 물론 판촉행사를 벌여 지역 단감 40t(1억1천200만원 어치)을 특판했다.

시는 단감 사주기 캠페인과 함께 오는 29∼31일 시내 5곳에서 할인판매 행사도 한다.

석외환 김해시농업기술센터 농업경영과 담당은 "단감 농가에 대한 공동선별비 및 포장상자비 지원과 함께 다양한 수요를 찾으려고 단감 말랭이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choi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