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해 노인들에게 현금을 냉장고 등에 보관하라고 한 뒤 이를 훔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절도범들이 잇따라 붙잡혔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19일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등과 공모해 금품을 훔치려 한 혐의(사기 등)로 조선족 홍모(44)씨를 구속했다.

홍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9시께 대구 동구에 사는 최모(70)씨에게 금융감독원 직원이라며 전화를 걸어 "개인정보가 유출돼 위험하니 예금 5천500만원을 현금으로 찾아 냉장고에 보관해 두면 형사들이 곧 갈 거다"고 속이고는 금품을 털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씨는 형사를 만나러 나오라고 최씨를 집 밖으로 유인한 뒤 최씨 집에 몰래 들어가 현금을 찾던 중 신고를 받고 미리 잠복해 있던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조사 결과 최씨는 부산에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해 4천500만원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수성경찰서도 이날 보이스피싱 수법으로 피해자에게 현금을 찾아 집안에 보관하도록 한 뒤 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 등)로 중국 조직과 연계된 김모(21)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김씨 등은 지난 11일 오전 9시 10분께 대구 북구에 사는 최모(75)씨에게 전화를 걸어 "보이스피싱 조직과 은행원이 결탁해 예금을 인출하고 있으니 모두 현금으로 찾아두라"고 한 뒤 최씨 집에 침입, 전화기 밑에 둔 현금 2천500만원을 훔치는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6천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 등은 피해자들에게 인출한 현금을 집 안에 보관하라고 하고는 "대문 열쇠는 우편함에 넣어 두고 동사무소에 가서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아라"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ms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