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 줌리빙 대표가 옷정리밴드를 쓸 때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줌리빙 제공
박소연 줌리빙 대표가 옷정리밴드를 쓸 때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줌리빙 제공
박소연 줌리빙 대표는 2014년 창업 전까지 10년간 전업주부였다. 두 아이를 키우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다. ‘주부 우울증’도 겪었다. 박 대표는 “당시 집안 정리가 주부들한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느꼈다”고 했다. 집을 청소하면 마음이 그나마 편해졌다는 것. 하지만 쉽게 정리가 안 되는 곳이 있었다. 옷장이었다. 수납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옷을 접어서 쌓아둬도 몇 번 꺼내다 보면 금세 흐트러지고 구겨졌다. 박 대표는 “내가 필요해 옷정리밴드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접착제 없어도 붙는다

줌리빙의 옷정리밴드는 옷을 쉽고 빠르게 정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니트·패딩 등 부피가 큰 옷은 둥글게 말고, 작은 옷들은 접어 여러 벌을 포갠 뒤 두르면 된다. 박 대표는 “옷정리밴드를 쓰면 수납공간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며 “여행을 위해 짐을 쌀 때도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용도인 비닐 압축팩보다 더 간편하다. 압축팩은 손이나 청소기로 안쪽 공기를 빼내야 한다. 또 오래 보관하면 옷이 쉽게 구겨지곤 했다.

옷정리밴드는 밴드 끝부분이 별도의 접착제 없이도 자연스럽게 붙는다. 박 대표는 “스마트폰 화면보호 필름을 화면에 갖다 대면 달라붙는 것과 같은 ‘고주파 접착 방식(자가점착필름 접착방식)’”이라며 “수차례 뗐다 붙여도 접착력이 떨어지지 않아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처음엔 옷을 넣고 압축하는 플라스틱 팩 제품을 생각했다. 시제품을 만들어줄 업체를 찾아다녔다. 한 공장에 갔을 때였다. 공장 사장의 부인이 “주부 입장에서 필요한 제품이긴 한데 단가도 높고, 쓰기 귀찮아서 잘 안 팔릴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동생이 정리를 참 잘하는데 옷을 돌돌 말아 보관하더라”고 말했다. 그 순간 박 대표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밴드’였다.

◆해외서도 ‘러브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창업사관학교에 들어가 제품 제조를 시작했다. 밴드끼리 들러붙는 것을 막기 위해 제품 바깥쪽은 서로 붙지 않는 소재로 바꿨다. 크기도 작은 것과 큰 것으로 세분화했다.

지난해 2월 첫 제품을 내놓았다. 자체 홈페이지와 온라인몰인 11번가 등을 통해 10만개 이상 팔았다. 주부와 1인가구의 구매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대형 업체와 해외 바이어들도 찾고 있다. 유아의류 회사 보니코리아와 세탁세제를 파는 옥시레킷벤키저 등이 제품을 대량 구매했다. 소비자에게 나눠줄 판촉물로 쓰기 위해서다. 해외항공사 면세품으로 공급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일본, 멕시코 등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연락도 오고 있다”며 “디자인과 사이즈를 다양화 하여 연말부터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은 이메일(art@hankyung.com)로 신청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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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