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각국 기업은 그동안 묶여 있던 대(對)이란 무역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

이란이 구매할 예정인 에어버스 A320.
이란이 구매할 예정인 에어버스 A320.
블룸버그통신은 17일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가 이란 국영회사인 이란항공에 비행기 114대를 한꺼번에 팔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오는 7월부터 A320과 A340 등의 기종을 차례로 인도할 계획이다. 이란은 그간 경제 제재 때문에 새 비행기를 구입하지 못했다.

인프라 등 다른 영역에서도 제재기간 억눌렸던 수요가 한꺼번에 터져나올 전망이다. 주요국 정부와 기업들은 지난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풀기로 하는 협상이 진행되면서 이미 발 빠르게 물밑 작업에 나섰다. 2005년까지 이란의 최대 교역국이던 독일의 지그마어 가브리엘 경제장관은 작년 7월 핵협상 합의가 타결된 직후 메르세데스벤츠와 폭스바겐 등 독일 기업 관계자들과 함께 100여명에 이르는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이란 테헤란을 방문했다. 오는 5월에도 한 번 더 찾아가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도 영국 기업들과 함께 테헤란 방문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 프랑스 스위스 등에서도 외교 및 경제 관계자들이 이란을 방문해 교류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위험 요인도 있다. 이란 핵개발에 관한 의혹이 제기되면 다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 핵합의안에는 스냅백(복원) 조항이 들어 있어 진행 중이던 각종 투자나 거래도 모두 무효가 될 수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