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50돌·1조 영업익에도 침울…효성 경영체제 큰 변화는 없을듯
조석래 효성 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자 효성 직원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올해가 창사 50주년이라 더욱 착잡하다는 직원이 많았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조 회장이 법정구속을 면하고 조현준 효성 사장이 집행유예를 받아 전체적인 경영의 틀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효성은 작년 사상 최대인 약 1조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8% 안팎으로, 일본의 세계적 섬유기업 도레이가 자체 전망한 2016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영업이익률 추정치(6.6%)보다 높다. 효성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7546억원으로, 분기당 평균 25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 달성, 창사 50주년이란 경사가 겹쳤음에도 조 회장에 대한 유죄 판결로 빛이 바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영상의 공백은 거의 없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 회장과 조현준 사장이 유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영활동을 할 수 있어서다. 이상운 부회장도 집행유예를 받아 기존 경영의 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히 비상경영기구를 설치하지 않아도 현재의 영업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렇다고 제약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해외영업과 연구개발(R&D) 분야에선 일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다. 법적문제에 민감한 해외 거래처의 특성상 이번 판결로 효성과의 거래를 재고하는 곳이 일부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만큼 이들이 등기이사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현재 효성의 등기이사는 조 회장과 이 부회장, 조 사장, 조현상 부사장 등 네 명이다. 효성은 아직 최종판결이 내려지지 않은 만큼 등기이사직을 사퇴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