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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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억 원대 기업비리 혐의로 기소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80·사진)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조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48)에게는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창영)는 15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조 회장에 대해 징역 3년과 벌금 1365억 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조 사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회장은 재계 총수로서 법 질서 내에서 투명하게 경영할 책임이 있지만 1358억원 상당의 조세포탈이 장기간 이뤄진 점이 인정된다"며 "사회적 지위를 감안하면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판단했다.

또 "회사의 보고 체계, 임원 등과의 관계를 감안하면 회계 분식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조 사장에 대해서는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죄책은 가볍지 않다"면서도 "잘못을 시인하고 있고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1966년 설립된 동양나이론이 모체다. 창업주 조홍제 회장의 장남 조석래 회장이 1982년 2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조 회장은 이후 효성이 타이어코드지, 나일론, 스판덱스 부문에서 글로벌 사업자로 발돋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2014년 말 기준 한 해 매출액 12조1771억원, 영업이익 6003억원, 당기순이익 291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전 세계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스판덱스 등 섬유 부문의 이익에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조석래 회장은 아들 현준(장남), 현문(차남), 현상(삼남) 씨에게 그룹 지주회사인 효성의 주식을 골고루 나눠줬다. 이들은 10년 이상 효성에서 근무하며 각각 섬유, 중공업, 신소재 등을 나눠 맡았다.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은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 막내딸 미경 씨와 결혼했다. 효성 부사장을 지내다 현재 변호사 개업한 차남 현문 씨는 이부식 전 해운항만청장의 장녀와 혼인했다. 막내 아들 조현상 효성 부사장도 특장차 제조사 광림의 김여송 대표 딸과 결혼했다.

둘째 아들인 조현문 전(前) 효성 부사장은 2014년 서울중앙지검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형 조현준 사장과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 8명을 고발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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