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투자은행(EIB)이 이른바 '디젤게이트'와 관련해 독일 폴크스바겐(VW)에 대한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베르너 호이어 EIB 총재는 14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안전과 EIB 및 주주들 이익 보호를 위해 VW에 대한 어떤 신규 대출도 당분간 동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호이어 총재는 신규 대출 중단은 "현재까지 진행된 EIB 자체 검사와 사법기관들의 조사에서 나온 정보와 결과, 권고 등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조사된 바로는 EIB가 2009년 VW에 제공한 4억 유로의 대출금 가운데 일부가 문제의 디젤게이트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일에 사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외의 기 상환 및 미 상환 대출금은 디젤게이트와 관계없는 것으로 현재까지는 파악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호이어 총재는 오랜 파트너인 VW의 디젤게이트 사태에 매우 놀라고 실망했다면서 "이 일이 고위 임원진 지시에 의한 것이며, 부적절할 뿐 아니라 사기행위일 가능성까지 있다는 혐의들에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의 정책금융기구인 EIB는 환경보호와 기후변화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들의 관련 프로젝트들에도 거액을 장기저리 또는 사실상 무이자 대출을 해왔다.

EIB는 1990년 이후 배기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엔진 연구 개발 등의 명목으로 VW에 총 46억 유로(약 6조원)를 대출해줬으며 이 중 18억 유로(약 2조3천509억원)는 아직 만기가 남아 상환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출금이 당초 신고 목적 이외에 사용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만기가 남은 대출금도 회수하는 등 제재를 검토할 것이라고 EIB는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