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준지(JUUN.J)가 13일(현지시각)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세계 최대 남성복 박람회 '삐띠워모'(Pitti Uomo) 무대에 섰다.

이날 오후 7시에 개최된 준지 가을·겨울(F/W) 컬렉션에는 라파엘로 나폴레오네 삐띠워모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수지 멘키스 보그 인터내셔널 에디터 등 패션 및 유통 관계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준지는 이 자리에서 대표 아이템인 라이더 재킷을 다양한 형태와 길이로 재해석한 40착장(벌)의 창의적인 의상을 선보였다.

특히 섹시한 로봇과 누드 일러스트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소라야마 하지메와의 협업 디자인을 선보였다.

다소 딱딱해 보일 수 있는 남성 무스탕 아이템에 여성성이 가미된 일러스트를 섞어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반전의 묘미를 줬다.

피날레에서는 모델 31명이 준지와 소라야마 하지메의 협업 무스탕을 입고 캣워킹을 했고 관객들은 '벨리시모'(매우 아름답다)를 외치며 함성과 박수 갈채를 보냈다고 삼성물산은 전했다.

준지은 이번 컬렉션에서 '레스'(LESS)를 주제로 성별·시대·유행·장르 등 기존 개념을 허무는 작업을 통해 새로운 남성복의 미래를 제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 삼성물산의 설명이다.

준지는 지난 10월 한국 브랜드로는 최초로 삐띠워모의 남성복 게스트 디자이너로 선정돼 이번 박람회에 참가했다.

정욱준 삼성물산 상무는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를 뽑는 삐띠 워모 게스트 디자이너로 선정돼 매우 기쁘다"며 "이탈리아에서 첫 번째 컬렉션으로, 라이더 재킷과 무스탕을 새롭게 재해석한 컬렉션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준지는 뉴욕, 런던, 파리, 밀라노, 홍콩 등 30여개국 1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국내 백화점에 매장 2∼3곳을 추가로 열 예정이며 해외 백화점과 멀티숍으로도 공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준지는 이를 통해 2020년 글로벌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삐띠워모는 1972년 이탈리아의 민간 패션 기구인 CFMI (Centro di Firenze per la Moda Italiana)에서 만든 남성 어패럴 전시회로, 매년 1월과 6월 총 2회 열린다.

톰브라운(Thom Browne, 2009년), 트루사르디(Trussardi, 2011년), 발렌티노(Valentino, 2012년), 겐조(Kenzo, 2013년), 디젤(Diesel Black Gold, 2014년), 제냐(Z Zegna, 2014년) 등 세계 유명 남성복 브랜드도 삐띠워모에 게스트 디자이너로 초청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gatsb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