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값 급락 행진 이어지는데…'우울한' 철강업계
철강업계가 철광석 가격 하락으로 울상이다. 지난해에만 40% 급락한 국제 철광석 가격이 연초부터 추가 하락해 t당 40달러가 붕괴됐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 철광석 가격은 작년 12월 t당 50달러 수준으로 1년 전보다 40% 하락했다. 올 들어서도 하락세가 지속돼 지난 13일 39.8달러로 떨어졌다.

철강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하락은 보통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사의 원가 절감으로 이어져 업계에선 호재로 통했다. 하지만 철광석 가격이 수년째 하락하다 보니 철강 제품 가격도 하락해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t당 100만원을 호가하던 자동차 강판은 현재 80만원대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철강업체는 지난해 자동차 강판 가격을 두 차례 인하했다. 지난해 1월 t당 4만원 인하한 데 이어 11월에도 8만원 내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저가 중국산을 따돌리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철광석 가격이 급락하면서 제품 가격 인상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해를 수익성 개선 원년으로 삼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모든 부문을 수익성 관점에서 보고 고효율 구조로 일대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도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철광석 가격은 앞으로 2~3년간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원자재 블랙홀이었던 중국이 경기 둔화로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철광석 가격이 조만간 t당 20달러대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