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란 후 민 베트남 차관 "치밀한 교통망·고가 철거…우리는 '서울의 교훈'을 끊임없이 떠올린다"

“베트남 교통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우리는 ‘서울의 교훈’을 끊임없이 떠올립니다. 우리가 갈 길을 한국이 먼저 보여줬기 때문이죠.”

트란후민 베트남 국가교통안전위원회 차관(사진)은 ‘지속 가능한 도시 교통시스템 구축’을 주제로 한국의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원이 14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연 국제 콘퍼런스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울의 버스전용차선 도입과 지하철의 단계적 구축, 선진적인 교통카드 결제시스템 개발 등은 베트남 교통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한국은 특히 대도시 교통 결제와 치밀하게 연결된 교통망 구축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한국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것도 베트남 정부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서울의 교훈’에는 닮지 말아야 할 반면교사(反面敎師) 사례도 많다는 얘기다. 트란후민 차관은 “고가도로를 도시 곳곳에 너무 많이 건설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로 인해 서울에서는 도시 미관을 해치고 보행자에게 불편을 주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에 베트남에서는 한국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옛 도심을 파괴한 것 역시 베트남에서는 서울의 시행착오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옛 도심의 전통적인 모습을 보존하는 동시에 도시 외곽에 체계적인 교통망을 구축하는 것이 베트남의 과제”라고 말했다.

베트남 국가교통안전위원회는 총리급 의결 및 조정 기구다. 베트남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교통 인프라 구축과 안전문제 해결의 이슈가 동시에 부각되고 있지만 부처 간 이해 충돌 때문에 조정이 어려워진 데 따른 것이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는 교통부 복지부 건설부 등 각 정부 부처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트란후민 차관은 “한국은 자동차가 12만대에 불과하던 시절에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고, 이것이 국가 경제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며 “고도 성장기에 있는 베트남에 한국의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호찌민=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