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정점 찍고 직구족 지갑 닫나...
소비자 피해, 세일과 AS 문제 등 국내 소비 진작책 등에 영향
유행과 트렌드의 급속한 변화에 적응해야만 하는 유통업계의 숙명일까. 최근 몇 년 사이 가파르게 상승하던 해외 직구 추세가 작년인 2015년엔 다소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이 13일 발표한 해외직구물품 분석에 따르면, 해외직구물품은 총 1,586만 건에 15억 2천만 불 규모로, 작년에 비해 건수는 2% 증가하고, 금액은 1% 감소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실제로 구매건수는 2011년 전년대비 57%가 증가한 이후 2014년까지 40%를 넘나들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직구 총금액은 최대 정점을 찍었던 2011년도에 72%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다 작년엔 되레 1% 감소하는 수치를 보였다. 가파르게 치솟던 해외직구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인기품목 변화에 따른 결과가 크게 반영됐다. 유행하는 아이템이 빠르게 변하는 유통업계의 현실을 반영하듯, 의류와 핸드백, 신발과 같은 품목은 점차 직구건수가 줄어들고 있다.
해외직구의 상승세가 급격히 줄어든 이유로는 과환율상승(주요 반입 국 미국) 소비자 불만(사이즈 상이, 반품 어려움), K-Sale, 병행수입 활성화 등 정부의 국내 소비 진작책 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됐다. 굳이 번거롭게 주문과 배송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국내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출처=한국소비자원
출처=한국소비자원

또한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감수해야만 하는 배송지연과 오류, 취소 및 환불절차의 어려움, AS문제는 국민들이 다시 국내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환율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일본에서의 반입건수는 50%이상 증가한 반면, 반대로 환율이 오른 중국과 홍콩 직구 거래량은 20%이상 감소했다. 일본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유럽은 54% 증가한 사실만 봐도 중국, 홍콩에서의 구매 수요가 유럽과 일본으로 이동한 양상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이대별 구매액 평균은 20대>101불, 30대>119불, 40대>133불, 50대>142불로 40~50대 남성의 직구금액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1회 구매 시 약 2.3가지 품목을 평균 121불에 구매하며, 성별로 구분하면 여자는 약 41불짜리품목을 2.6가지 구입하여 평균 107불을 소비하고, 남자는 약 91불짜리 품목을 1.6가지 구입하여 평균 147불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남성은 중고가의 소품목, 여성은 중저가의 다품목 위주로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올해는 작년 12월부터 적용된 목록통관 면세범위 확대(미화 100불 → 150불)로 인해 수입량이 다시 증가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관세청은 "신속통관을 보장하되, 이러한 통관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X-ray검사 강화, 협업검사 등 감시단속도 강화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백진 한경닷컴 면세뉴스 기자 baekjin@kd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