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추격속도’가 세계 최고 선진국인 미국에도 밀렸다는 보도(한경 1월13일자 A1, 4면)는 충격적이다. ‘재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가운데 대표 주자로 꼽히던 한국의 성장 동력이 꺼져가고 있다는 경고다. 경제추격속도는 한 국가의 1인당 GDP 증가율과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GDP 비중 증가율 등의 지표를 세계 100개국과 상대 비교·분석한 지수다. 한국이 2014년 21위에서 2015년 26위로 밀려나는 사이, 미국은 43위에서 20위로 23계단이나 뛰어올랐다. 각각 7, 8위였던 중국과 인도는 2, 5위로 약진했다. 한국이 경쟁국은 물론 선진국에도 밀려 세계 경제에서 낙오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의 성장이 멈추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지고 있다. 새로운 산업이 나오질 않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외에 새로운 사업에서 잘된다는 회사를 찾기 어렵다. 그에 반해 한때 세계 1등을 자랑하던 조선 등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눈앞에 둘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 여기에다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정부가 주도하는 소위 4대 개혁은 진척이 없다. 노동개혁은 노·사·정 체제가 유지되느니 마느니로 한가한 시간만 보내고 있다. 유연한 고용은 얘기도 안 나온다. 기업이 생겨나고 일자리가 생겨나는 것은 먼 이야기다.

그뿐만 아니다. 반(反)기업 정서에 입각한 동반성장 등 정부 규제는 갈수록 늘어나 대기업들조차 새 산업에 진출하기가 어렵게 돼 있다. 이러다 보니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사인 드론, 전기자동차, 산업용 IoT(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은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 다 뺏기고 있다. 거기다 규제의 칼날은 청년들의 벤처 창업의지도 꺾어버리고 있다. 한경 보도(1월13일자 A2면)에 따르면 서울대 학생들이 창업해 1년 만에 누적 거래액 300억원을 돌파했던 중고차 경매업체 ‘헤이딜러’는 뒤늦게 나온 자동차관리법 때문에 영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온라인 경매업체도 일정 규모의 주차장 등을 갖추도록 규정한 법 때문이었다. 행정규제를 저주해보지만 정부는 소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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