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와 납품업체 간에 이른바 ‘삼겹살 갑질’ 논란이 벌어져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육가공업체 신화가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롯데마트가 부당하게 납품가격을 인하하는 등 ‘갑질’을 해 4년여 동안 100억원 이상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게 발단이 됐다.

작년 8월 신화는 이 건으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조정신청을 냈다. 공정거래위원회 산하기관인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롯데마트가 납품업체에 48억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잘못된 사실관계에 기초했다’며 조정안을 거부해 공정위가 직접 조사에 착수했다.

진실게임이 벌어지는 대목은 납품가격이 원가보다 낮았는가 하는 점이다. 신화는 한국물가정보에서 제공하는 도매가격보다 납품가가 낮아 부당거래였다고 주장한다. 삼겹살 1㎏의 납품가격이 평균 1만4500원인데, 롯데마트는 ‘삼겹살데이’ 등 할인행사를 빌미로 9100원만 주는 등 정상가에서 30~50%를 후려쳤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롯데마트 측은 행사 때 일시적으로 내린 가격은 이후 더 높은 가격으로 올려 매입하며 보전해줬다고 반박했다. 피해액 산정의 기준으로 삼은 도매단가도 오히려 소매가격에 가까운 잘못된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또 마트 측은 “공개된 다른 납품업체들의 평균 제조원가에 비해 신화의 평균 납품가격이 고기 부위별로 25.4~77.4% 높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공정위 조사를 통해 옳고 그름이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