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발할 위험에 처해 있다는 헤지펀드 매니저 조지 소로스의 주장을 일축했다.

슈워츠먼 회장은 1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자리에서 현재 환경이 2008년처럼 시장 붕괴를 가져올 만한 힘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디 오스트레일리안 등 호주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슈워츠먼 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는 선진국 부채 문제가 포함됐지만 현 상황은 개도국 부채와 관련된 것이며, 일부 국가에 문제가 있더라도 2008년 위기 때처럼 총체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주가와 환율 문제로 최근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을 친 것과 관련, 중국은 현재 여러 장애물에 직면한 개발도상국이지만 중국 밖 사람들은 중국을 선진국으로 보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내수 기반의 경제로 접어드는 적응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이는 시간이 필요하고 일부 격변이 동반될 수 있는 일이라고 일간 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발전과정에 실수하는 것은 놀라울 게 없다"며 "선진국들 역시 실수를 하며 어떤 그룹도 좋은 정책을 독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로스를 매우 존경하지만 그의 금융 위기 재발 경고에 직접 언급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선진 세계는 2008년보다는 훨씬 여건이 좋으며, 개도국들 사이에 변동성이 클뿐"이라며 선진국들이 개도국의 유동성 위기를 잘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소로스는 지난 7일 중국이 새 성장 모델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의 문제들을 나머지 다른 나라의 문제로 전이시키고 있다며 현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2008년 상황을 상기시킨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블랙스톤의 공동 창업자인 슈워츠먼 회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자신의 주도로 설립한 대규모 장학기금의 첫 수혜자 111명을 발표했다.

미화 4억5천만 달러(5천500억원) 규모의 이 장학기금은 명문 칭화대(淸華大)를 통해 국제적인 중국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슈워츠먼 자신도 1억 달러를 내놓았다.

전 세계의 장학금 신청자 3천여명 중 최종 후보 300명에 대해서는 헨리 키신저 등 전직 미국 국무장관,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 첼리스트 요요마,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