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과 이뤄진 문화업계 인수규모로는 최대
'다크나이트'·'주라기월드' 제작사 인수로 영화 제작·배급 전과정 망라

중국의 부동산·엔터네인먼트 기업인 완다(萬達)그룹이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사인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35억 달러(약 4조 2천350억원)에 인수한다고 A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완다그룹은 이번 인수·합병이 지금까지 문화산업 분야에서 중국 기업과 외국계 기업 간에 이뤄진 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중국 최고 부자인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은 성명에서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함으로써 완다그룹이 영화 제작, 배급, 상영 등 전 분야를 망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지난주 완다그룹의 레전더리 지분 인수 추진 계획을 보도했으나, 그룹 측에서 구체적인 규모를 포함해 인수 계획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기업까지 빨아들이는 이른바 '차이나머니'의 위력을 또 한 번 과시한 것이다.

완다그룹이 레전더리를 인수하는 것은 중국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완다그룹은 지난 몇 년간 라이언스 게이트 엔터테인먼트 등과 같은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 스튜디오를 상대로 인수와 협력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지난 2012년에는 미국 2위의 극장 체인인 AMC홀딩스를 26억 달러에 인수했다.

완다그룹은 지난해 4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4천500만 유로에 인수하는 등 스포츠 산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는 중국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할리우드 영화사의 하나로, 지난 2013년 중국 국영 영화사와 합작회사인 레전더리 이스트를 설립한 바 있다.

레전더리는 '다크 나이트'와 '주라기 월드'와 같은 대작에 출자한 바 있고 지난 몇 년 동안 '고질라'와 같은 자체 제작 영화를 선보이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