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철강업계 신년인사회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1일 "사즉생(死卽生: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라는 뜻)의 각오와 창조적 혁신으로 철강인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하자"고 철강업계 관계자에게 당부했다.

한국철강협회장인 권 회장은 이날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철강업계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최근 철강업계에 닥친 도전과 시련이 너무나 크다"며 현재의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자고 다짐했다.

우선 권 회장은 구조적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에 대응하려면 과감하게 구조개혁을 해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세계 철강업계는 7억t이 넘는 과잉설비와 업체 간 출혈경쟁으로 글로벌 생존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으며 국내 업계도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며 "국내 업계는 설비 증설 위주의 외형 확대가 아니라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내실있는 성장을 추진함으로써 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요업체와 상생을 통한 산업 생태계 체질 강화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회장은 "기초산업인 철강업은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으며 자동차, 조선, 기계 등 수요 산업과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는 것만이 국내 철강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철강산업은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을 뿌리치면서 동시에 선진 철강사를 따라잡아야 하는 넛 크래커의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며 "산·학·연·관의 협력 체제를 강화해 고부가가치 강재 등 혁신 기술 개발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최근 우리나라 철강업계가 어려운 상황을 맞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세계 생산 5위와 수출 3위의 위상을 굳건하게 지켜냈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중국 철강시장을 에워싼 관세 장벽의 빗장을 여는 등 우리 철강산업이 처한 현실이 어둡고 실망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철강업계는 자발적인 사업재편과 신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를 통해 우리 경제에 든든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캐시카우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권 회장과 윤 장관을 비롯해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이순형 세아제강 회장 등 철강 관련 인사 25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