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커넥티드 카 /AP연합뉴스
폭스바겐 커넥티드 카 /AP연합뉴스
르베르트 디이스 폭스바겐 승용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6’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 도중 최성호 LG전자 클라우드센터장(전무)을 불러냈다. 최 전무는 단상에 나와 “폭스바겐과 함께 자동차에서 집안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과 LG전자만이 아니다. 스마트카 개발을 위한 글로벌 자동차업계와 정보기술(IT) 기업, 혁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간에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의 ‘C’를 ‘consumer’가 아닌 ‘car’로 바꿔 불러도 될 만했다.

드론(무인항공기)과 가상현실(VR), 로봇, 3차원(3D)프린터 등 혁신기술은 발전을 거듭해 대중화 단계에 들어섰다. CES 2016에선 100만원대 이하의 쓸 만한 제품들이 속속 선보였다. 그야말로 신기술 혁명이다.

CES 주인공 된 자동차

LG전자가 폭스바겐과 공동 개발하는 미래형 전기차는 집에 있는 가전제품, 보안장치 등과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다. 이제껏 집안에 가전제품을 서로 연결하던 수준이었던 IoT의 개념이 점점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차가 집에서 떠나면 알아서 집의 불이 꺼지고 각종 전자제품은 ‘절전모드’가 된다.

반대로 차가 집에 가까이 오면 로봇 청소기가 알아서 청소를 하고, 에어컨이 적정 온도로 조절한다. LG전자는 GM이 CES에서 선보인 순수전기차 쉐보레 볼트의 주요 협력사이기도 하다. 배터리와 구동모터 등 11개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

마크 필즈 포드 CEO는 경쟁사인 도요타, 유통업체 아마존, 중국 드론업체 DJI와의 협업을 발표했다. 도요타와는 포드의 ‘싱크(Sync)’라는 음성인식 기술 기반의 IVI(인비히클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연내 공유하기로 했다. DJI와의 협업을 통해 재난 현장 등에 주로 쓰이는 드론을 띄워 인식한 지형 및 도로 정보를 토대로 자율주행하는 시스템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퀄컴은 아우디와 손잡고 자동차 반도체칩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7년형 아우디에 스냅드래곤 602A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공개했다. 최신 모바일 반도체칩 스냅드래곤 820을 자동차용으로 최적화한 스냅드래곤 820A 시리즈도 발표했다. 자율주행을 돕는 똑똑한 칩이다.
사람을 태울수 있는 드론 ‘이항184’ /AP연합뉴스
사람을 태울수 있는 드론 ‘이항184’ /AP연합뉴스
하늘 높이 날아가는 드론

드론은 그동안 장난감이거나 비싼 전문가용 촬영기기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신생업체가 몰려들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상생활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어센딩 테크놀로지가 선보인 ‘네오드론’은 26분의 비행시간 동안 2㎏이 나가는 짐까지 옮길 수 있다.

아마존이 2017년부터 상용화하겠다는 드론 배송을 이끌 주역이다.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와 6대의 인텔 리얼센스 R200 카메라를 기반으로 충돌 방지 감지 기능을 갖췄다. 이 드론은 올해 3분기부터 시장에 나온다. 드론시장 세계 1위인 중국 DJI는 599달러에서 5999달러에 이르는 다양한 시판용 드론을 선보였다.

중국 이항이 만든 ‘이항 184’는 사람이 탈 수 있는 메가드론이다. 일반 자동차 한 대의 주차공간에 들어맞는 크기로 디자인했다. 두 시간에 걸쳐 완전히 충전하면 최대 100㎏까지 싣고 23분가량 비행할 수 있다. 제조사 측은 승객이 ‘이륙’과 ‘착륙’ 등 두 가지 명령만 내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고 속력은 시속 100㎞ 정도다. CES 주최기관인 CTA는 앞으로 10년 안에 드론시장이 820억달러 규모로 커지고 관련 직업이 10만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석/전설리/남윤선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