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프렌즈 여의도 매장
카카오프렌즈 여의도 매장
지난해 3월 발매된 가수 이애란의 노래 ‘백세인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짤방(게시물 삭제 방지를 위한 이미지)’용으로 인기를 끌었다. “~한다 전해라”라는 독특한 가사가 유행어처럼 번졌다. 카카오는 이씨를 찾아가 이를 아예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지난해 11월 말 출시된 백세인생 이모티콘은 곧바로 인기 이모티콘 1위에 오르며 ‘대박’을 쳤다.

이모티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과거 공짜라는 인식이 강했던 이모티콘이 최근 다양한 캐릭터 사업으로 진화하면서 수익 기반도 탄탄해지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내 ‘이모티콘 숍’ 등 전체 이모티콘 시장 규모는 연간 1000억원대로 관련 상품까지 합치면 3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진화하는 이모티콘 비즈니스…'황금알' 낳는다고 전해라~
○매월 이모티콘 20억건 전송

카카오가 2011년 11월 첫선을 보인 이모티콘은 6개였다. 지금은 3000여개에 이른다. 매월 발신되는 이모티콘 메시지 건수만 20억건에 달한다. 유료 이모티콘을 구매한 이들은 지난 4년간 1000만명으로 월 2700만명이 이모티콘 스토어를 방문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모티콘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달 말 광고를 보는 대신 유료 이모티콘을 살 수 있는 ‘카카오톡 충전소’를 새로 개설했다. 특정 업체나 브랜드의 플러스친구를 추가하거나 카카오스토리 채널 소식 받기, 앱 다운로드 및 실행, 동영상 시청, 카탈로그 구독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모션에 참여하면 이모티콘을 구매할 수 있는 가상화폐인 ‘초코’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충전소에서 초코를 지급받은 이용자 수는 130만명에 달한다. 누적 방문자 수만 600만명이 넘는다.

○광고 보면 유료 이모티콘 제공

카카오는 충전소 방문만 하더라도 매일 1회씩 10~200개 초코를 뽑을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를 시행했으나 5일 만에 중단했다. 방문자가 대거 몰리면서 당초 책정한 예산이 조기 소진됐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업 홍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B2B(기업 간 비즈니스) 영역으로 이모티콘 시장 확대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카카오에서 분사한 ‘카카오프렌즈’는 서울·대구·부산 등 국내 15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6월 분사 이후 9월까지 매출 40억6800만원, 순이익 5억6500만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상품 구성도 다양하다. 카카오톡에 등장하는 7종의 캐릭터를 활용해 인형 피규어 우산 휴대폰케이스 USB 등 약 1000여개 제품이 나와 있다.

○글로벌 브랜드 된 라인프렌즈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도 스티커(이모티콘) 캐릭터인 ‘라인프렌즈’가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라인프렌즈는 지난해 3월 캐릭터 부문을 분사시키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2015년 한 해 동안 국내외 팝업 및 정규스토어 총 22개를 열며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혔다.

라인프렌즈는 국내보다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신사동 가로수길, 명동 등 주요 지역별 라인프렌즈 스토어는 한국을 찾은 일본 중국 등 관광객의 주요 방문 코스로 자리잡았다.

실제 국내 주요 매장 매출의 약 70%는 외국인 구매로 이뤄진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라인프렌즈 정규 스토어 1호점인 명동 롯데백화점 영플라자점은 중국 관광객 구매 횟수 기준으로 롯데백화점 전체 매장 가운데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 때도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 ‘티몰’에서 외국 브랜드 최초로 완구류 판매 1위를 차지했다. 행사 시작 3시간 만에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프라인 캐릭터 매장도 인기

라인프렌즈는 최근 명동에 660㎡(약 200평) 규모의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를 추가 오픈했다. 명동 2호점에서는 판다를 모티브로 한 10번째 라인프렌즈 캐릭터 ‘팡요’를 단독으로 선보였다. 지난 1년간 라인프렌즈 스토어에는 총 2200만명이 방문했으며 가장 인기가 많은 아이템인 ‘브라운 인형’은 20만개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프렌즈는 총 400여종 5000개 이상의 제품을 선보이며 외연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라인프렌즈 관계자는 “‘미키마우스’와 ‘헬로키티’를 잇는 캐릭터 브랜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