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이 조만간 외화 부족 사태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작년 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3천300억 달러(약 3천994조3천350억 원)로 세계 2대 외환보유국인 일본의 3배에 달한다.

이는 적정 외환보유액 수준으로 거론되는 수입물량 6개월분을 넘어 20개월분을 결제할 수 있는 수준이며 중국의 모든 미지급 단기 부채를 결제할 수 있는 액수다.

그러나 지난달 중국 외환보유액이 월간 기준으로 처음으로 1천억 달러 이상 줄어들자 향후 수요를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장밍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중국 외환보유액이 충분한지는 인민은행(중앙은행)이 무엇을 원하느냐에 달렸다"며 "인민은행이 단기 환율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미국 달러화를 팔고 위안화를 사는 개입을 하고 자본 계정 개방이 가속화한다면 외환보유액이 위안화 절하와 자금 유출에 대응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 연구원은 고정환율제 국가는 광의통화(M2)의 최고 20%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경우 4조2천600억 달러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의 저우하오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이론적으로 중국이 외환보유액을 전혀 걱정할 필요 없지만, 현실적으로 외환보유액이 너무 급격히 줄어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한때 바닥이 안 보이던 통화 방어용 실탄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딩솽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조5천억 달러도 충분한 규모이지만, 외환보유액이 너무 빨리 이 수준으로 떨어지면 시장이 공황(패닉) 상태가 될 것"이라며 "현재 중국 외환보유액의 어느 정도가 실제로 유동적인지에 대한 의문도 생기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중앙재경(中央財經) 대 리제 외환보유액 연구센터장도 중국 경제가 강하고 외환보유액이 늘어날 때는 어떻게 관리하고 통화를 다변화하느냐가 우선 과제였지만, 위안화 절하 압력 매우 커지고 당국이 급격한 위안화 절하를 막으려 하면 외환보유액이 상당히 소모될 것이라며 "이것이 현재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환보유액은 무역 흑자와 자본 유입에 힘입어 2001년 이후 급증하며 2014년 6월 말에는 20배 수준인 3조9천900억 달러에 달했지만,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작년 말까지 6천억 달러 이상 줄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