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론업체인 이항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에서 사람을 태우고 이동할 수 있는 드론 ‘이항184’를 공개했다. AP연합뉴스
중국 드론업체인 이항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에서 사람을 태우고 이동할 수 있는 드론 ‘이항184’를 공개했다. AP연합뉴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16’ 기조연설을 하던 중 ‘세그웨이’에 명령을 내리자, 몇 초 만에 로봇으로 변신했다. 이 로봇은 평소 1인용 이동수단으로 쓰이다가 로봇으로 바뀌면 집에서 짐을 나르는 일꾼이 된다. 세그웨이를 제작하는 중국 나인봇은 올 하반기에 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로봇과 드론, 3차원(3D) 프린터, 가상현실(AR) 등 혁신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대중화 단계에 들어섰다. CES 2016에선 100만원대 이하에서 쓸 만한 제품들이 속속 선보였다. 그야말로 신기술 혁명이다.

◆하늘 높이 날아가는 드론

[혁신의 현장 'CES 2016'] 사람 태우는 드론…이동수단서 일꾼 변신하는 로봇이 현실로
드론은 그동안 장난감이거나, 비싼 전문가용 촬영기기로 인식됐다. 하지만 몇 년간 신생업체가 몰려들고 기술이 발전하며 일상생활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어센딩테크놀로지가 선보인 ‘네오드론’은 26분의 비행 시간 동안 2㎏ 나가는 짐까지 옮길 수 있다. 아마존이 2017년부터 상용화하겠다는 드론 배송을 이끌 주역이다.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와 6대의 인텔 리얼센스 R200 카메라를 기반으로 충돌 방지 감지 기능을 갖췄다. 이 드론은 올해 3분기부터 시장에 나온다. 드론 시장 세계 1위인 중국 DJI는 599달러에서 5999달러에 이르는 다양한 시판용 드론을 선보였다. 포드는 DJI와 손잡고 드론을 띄워 자동차의 자율주행을 돕는 기능을 개발하기로 했다.

중국 이항이 만든 '이항 184'는 사람이 탈 수 있는 이른바 메가드론이다. 일반 자동차 한 대가 사용하는 주차공간에 들어맞는 크기로 디자인된 이 드론은 두 시간에 걸쳐 완전히 충전하면 최대 100㎏까지 싣고 23분가량 비행이 가능하다. 제조사 측은 승객이 ‘이륙’과 ‘착륙’ 등 두 가지 명령만 내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고 속력은 시속 100㎞ 정도다. CES 주최 기관인 CTA는 앞으로 10년 안에 드론 시장이 820억달러 규모로 커지고 관련 직업이 10만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3D 프린터와 로봇

3D 프인터의 기술 발전 속도는 눈부시다. 3D 프린터로 티타늄 소재의 오토바이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각종 뼈와 장기 등 신체조직을 맞춤형으로 제작해 몸에 이식할 수도 있다. 업계 1위인 3D 시스템즈는 사람 크기보다 큰 ‘프로X’ 프린터를 선보였다. 티타늄 소재로 어떤 제품이든 생산할 수 있다. 3D 프린터로 드론을 싸게 만들어내는 시스템도 XZY시스템에 의해 개발됐다. 로봇 업체인 새비오크는 릴레이로봇에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와 리얼센스 R200 카메라를 탑재했다. 이 로봇은 사람들에게 자동으로 물건을 배달하기 위해 설계됐다. 이미 스타우드 및 인터컨티넨탈그룹의 호텔에서 룸서비스 물건을 배달하고 있다.

◆진짜가 된 가상현실(VR)

삼성전자가 마련한 VR체험관엔 VR기기를 이용해보려는 관람객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삼성전자 체험관엔 6일에만 1만여명이 방문했다. 이곳에는 에버랜드 놀이기구 ‘우든 코스터’와 ‘호러 메이즈’ 등 다양한 콘텐츠를 기어VR로 즐길 수 있는 4차원 의자 36석이 마련됐다. 강원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모바일인헨싱팀 부장은 “영상에 따라 의자가 움직여 더 실감나는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세계 시장에서 시판되고 있는 VR기기는 기어VR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오큘러스는 이날 VR기기인 ‘리프트’를 오는 3월28일 미국 영국 등 세계 20개국에서 시판한다고 발표했다. 이날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가격은 599달러(약 71만8000원). 일본 소니와 대만 HTC도 각각 ‘플레이스테이션VR’과 ‘바이브’를 전시했다. 올해 CES 행사장엔 처음으로 VR 전용 전시장이 마련돼 총 48개 업체가 관련 제품을 전시했다. ANTVR 등 중국 VR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VR기기를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는 이날 “올해가 VR기기 상용화 원년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라스베이거스=김현석/전설리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