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美 Fed 의장
재닛 옐런 美 Fed 의장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저조한 물가 상승률에 대한 우려 때문에 격론 속에 아슬아슬하게(close-call) 결정이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라는 대외 변수가 겹치면서 Fed의 추가 금리 인상 시기가 상당히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공개된 지난달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미미한 물가 상승률에 상당한 우려를 표시했다. 위원들은 여전히 낮은 물가와 물가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물가가 떨어질지 모른다는 위험성 때문에 물가 상승률이 2%의 목표치를 향해 가는지 유심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일부 위원은 물가 때문에 이날 만장일치 금리 인상 결정이 아슬아슬했다고 표현했다. 위원들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기 전 실제로 물가가 상승했는지를 확실하게 확인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 3년 반 동안 목표치인 2%를 밑돌았다. 지난해 11월엔 0.4%(개인소비지출 기준)에 그쳤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핵심 물가 상승률도 1.3%였다. 위원들은 물가 상승률을 비롯한 여러 불확실성 때문에 추가 기준금리 인상은 점진적으로 단행할 것이라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최근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도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스탠리 피셔 Fed 부의장은 이날 CNBC에 출연해 “중국에서 나오는 경제뉴스나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주장 같은 지정학적 요인이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때문에 생기는 우려가 북한의 핵 실험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셔 부의장은 세계 경기회복 부진, 여전히 더딘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 등 때문에 Fed의 올해 금리 인상 횟수가 3회 이하일 것으로 시장이 예측한다는 질문엔 “기대 수준이 너무 낮다”고 말했다. ‘4회 정도냐’는 질문엔 “정확히 알 순 없지만 그 정도일 것”이라고 답했다. Fed는 오는 26~27일 올해 첫 FOMC 회의를 연다.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이날 “국제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 중국 리스크 등이 Fed의 금리 인상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