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대형마트 매출은 3년 연속 뒷걸음하거나 제자리인 반면, 편의점만 연 10~20% 성장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늘어나는 1~2인 가구 수요에 맞춰 개발된 도시락 등 다양한 자체브랜드(PB) 상품이 1등 공신이지만, 소비자가 편의점 한 공간에서 공과금 납부부터 택배발송, 휴대전화 충전, 물품 보관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업무를 모두 처리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한 부대 서비스도 큰 매력 중 하나이다.

◇ 각종 요금·세금 납부, 꽃배달, 하이패스 충전 등 가능
6일 한국편의점협회가 펴낸 '2015년 편의점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초 기준으로 편의점 상위 6개 브랜드에 속한 약 2만6천개 편의점이 제공하는 서비스 종류는 26가지에 이른다.

개별 브랜드가 특화 차원에서 2015년 한 해 동안 추가한 서비스들도 많기 때문에, 현재 편의점 부대 서비스 종류는 30~40가지 이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우선 편의점에서는 전기요금·유무선전화 요금·보험료·인터넷요금·신문대금·세금·케이블TV 요금 등 각종 이용료와 공과금, 세금 등을 납부할 수 있다.

이들 납부 서비스를 취급하는 점포의 비율도 전체 편의점의 99%가 넘는다.

거의 모든 편의점이 은행 등을 대신해 다양한 요금·세금 등을 받는 셈이다.

현금 자동입출금기(ATM) 설치율도 83%에 이르고, 택배(서비스 취급률 94%)·교통카드 충전(94%)·온라인사이버머니 구매(91.6%)·모바일 쿠폰 구매(89.9%), 휴대전화 충전(94.2%), 각종 상품권 구매(83.5%) 역시 웬만한 편의점 어디에서나 가능한 업무였다.

이 밖에 스포츠 경기 티켓 판매(48.1%), 하이패스 카드 충전(29%), 꽃배달(27.6%), 무선인터넷(20.7%) 등의 서비스도 편의점 10곳 중 2~5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드물지만 무인서류 발급, 디지털사진 인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의점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홈쇼핑 반품도…물품보관실·탈의실 등 설치 후 고객 20~30%↑
이뿐 아니라 편의점 업계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 명의 손님이라도 더 끌어오기 위해 최근 이색 서비스를 잇달아 추가하고 있다.

서울 중구 세븐일레븐 소공점의 경우 현재 '픽업 락커'를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판매된 롯데백화점 상품을 락커(보관함)에 넣어두고, 고객이 이 부근을 지날 때 언제라도 직접 물건을 찾아갈 수 있도록 배려한 서비스다.

세븐일레븐은 온라인 쇼핑과 연계한 이 '24시간 픽업 락커' 서비스를 올해 전국 주요 점포로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과 연계한 '반품 대행 서비스'도 눈에 띈다.

롯데홈쇼핑에서 산 물건을 반품하려는 소비자는 택배 기사를 기다리지 않고 근처 세븐일레븐에 24시간 아무 때나 반품을 맡길 수 있다.

편의점 CU(씨유)는 지난해 3월부터 삼성전자와 손잡고 '퍼블릭 클라우드(Public Cloud) 출력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CU 매장에서 고객은 이 서비스를 통해 24시간 문서 출력·스캔·복사·팩스 송신 등의 업무를 볼 수 있다.

특히 집이나 직장 등에서 작업하던 문서를 네이버 N드라이브, 다음 클라우드 등 온라인 공간에 문서를 올려놓고 CU 매장에서 간단한 로그인만 거친 뒤 내려받아 사용할 수도 있다.

곧 고객 수요 분석을 마치고 올해 전국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서울 한남동 CU '이태원프리덤점'은 고객들의 물건을 맡아준다.

당초 무거운 짐을 들고 이태원 일대 관광에 나서는 외국 관광객들을 배려한 서비스였지만, 최근 심야 시간에 주변 술집이나 클럽 등을 이용하는 국내 젊은 고객들의 이용도 늘고 있다.

이용료는 3시간 기준으로 물품 크기에 따라 2천~4천원이며, 현금은 물론 교통카드나 휴대전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다.

CU 관계자는 "지난해 물품 보관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이태원프리덤점 방문 고객이 이전보다 15~20%나 늘었다"며 "따라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 점포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덕성여대 학생회관 내 CU '덕성여대학생회관점'의 경우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보다 고객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넓다.

매장에는 소모임이 가능한 회의용 테이블을 뒀고, 화이트보드 등까지 설치한 '스터디죤(학습공간)'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여대생들이 화장을 고칠 수 있는 '파우더죤', 옷매무새를 단장할 수 있는 별도의 '피팅룸(탈의실)'까지 매장에 갖췄다.

CU 관계자는 "다양한 편의시설 덕에 덕성여대학생회관점의 방문객 수가 이전 일반 형태 편의점 당시보다 30%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