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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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국제 정세와 중국의 저성장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다시 출렁거렸다.

6일(현지시간)뉴욕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한 반면 국채와 금에는 투자가 몰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났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5% 하락하며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만7000선이 붕괴됐다. 이는 중국 증시 대폭락의 여파가 미쳤던 새해 첫 거래일인 4일(1.6%)의 하락폭과 비슷한 수준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위주인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1.3%, 1.1% 떨어졌다.

유럽의 주요 증시도 약세를 나타냈다. 영국 런던 FTSE 100 지수는 1.0%,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30 지수는 0.9%, 프랑스 파리 CAC 40 지수는 1.3% 각각 내렸다.

이날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은 불안한 국제 정세에 따라 국제 유가가 급락한 게 주된 이유였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의 4차 핵실험도 지정학적 불안감을 키운 요인이었다.

세계 경제 2위 대국인 중국의 저성장에 대한 우려도 증시를 하락장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주식시장의 약세를 부른 국제 유가는 이날 브렌트유가 1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추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하루새 5.6%나 떨어져 2008년 12월 19일 이후 최저인 배럴당 33.97달러로 장을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는 6.0% 내린 배럴당 34.24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어 2004년 6월 이후 가장 낮다.

국제 유가 폭락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합의하기 더 어려워진데다가,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많이 증가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채권시장은 투자가 활기를 띠었다. 안전자산인 국채를 사려는 투자가 늘면서 채권 가격은 오르고 수익률은 떨어졌다.

미국 재무부 채권 10년 물의 수익률은 전날보다 0.075%포인트 내린 2.175% 수준이며, 독일 10년물 국채도 0.005%포인트 낮은 0.508%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된 자금도 늘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물 금 가격은 1.3% 올라 최근 2개월 새 가장 높은 가격 수준이 됐다.

환율 시장에서는 일본 화폐인 엔이 국제 정세 불안을 틈타 강세를 띠었다. 리스크가 낮은 안전 통화로 분류되는 엔은 1달러당 118.49엔에 거래돼 전날보다 0.5%가량 절상됐다.

달러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추가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12월 의사록 공개 탓에 약세를 나타냈다.

Fed는 통화정책 결정권자들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올릴 때 앞으로 "당분간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점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Fed가 미리 정해진 계획대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인식을 줘서는 안 되며, 시장 상황의 변동에 따라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Fed는 이날 이런 내용이 담긴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록을 공개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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