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데이비드 반더월 LG전자 미국법인 마케팅 총괄 부사장이 냉장고의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냉장고 안에 불이 켜지더니 투명한 문을 통해 내부가 훤히 보였다. 냉장고 안에 어떤 식재료가 있는지 문을 열지 않고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LG전자 간담회에 모인 1000여명의 기자들 사이에서 탄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LG전자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6’의 개막을 앞두고 가진 간담회에서 럭셔리 브랜드 ‘LG 시그니처’ 제품들을 처음 공개했다. 지난달 23일 새 브랜드 ‘LG시그니처’를 발표했지만, 제품은 이번에 처음 선보였다.

LG전자는 기자 간담회 내내 ‘프리미엄’을 강조했다.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은 “울트라 프리미엄 시장에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자간담회에도 과거 어느때보다 정성을 기울였다. 화려한 제품 소개 영상 뿐 아니라, 초대형 스크린이 좌우로 갈라지면서 제품들이 나란히 등장하는 등 극적인 효과도 더했다. 유명 가전 디자이너 톨스텐 밸류어, 구글의 사물인터넷(IoT) 담당임원 가야트리 라잔 등 ‘깜짝 손님’들도 잇따라 등장했다. 초당 광고비가 2억원에 육박한다는 ‘슈퍼볼’(미국 프로미식축구 결승전)의 LG전자 광고 제작을 맡은 리들리 스콧 감독도 영상을 통해 올레드 TV의 우수성을 전했다.

‘LG 시그니처’ 브랜드로 선보인 제품들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세탁기는 두대 동시 세탁기 가능한 ‘트윈워시’를 기본으로 하돼 디자인을 완전히 바꿨다. 세탁기 조작 기판을 별도의 버튼 없이 터치스크린 형태로 만들었다. 올레드TV의 하단에는 독일 명품 스피커 업체 ‘하만 카돈’과 제휴해 제작한 스피커를 달았다. 최고의 화질과 음향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이와 별도로 기업간거래(B2B)용 생활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제품도 공개했다. ‘LG시그니처’가 소비자용이라면, ‘시그니처’는 빌트인용 주방가구다. 냉장고가 대당 1000만원이 넘을 정도로 초고가 시장을 공략한다.

라스베이거스=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