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잠정세율·정보기술협정 등 동반 관세 인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잠정 세율, 정보기술협정(ITA) 등 올해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 측 수입 관세율이 대폭 낮아지기 때문에 우리 수출 기업은 유리한 관세를 잘 골라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가 5일 발표한 보고서 '2016년 중국의 관세율 변화와 수출마케팅상의 유의점'에 따르면 한중 FTA가 올해로 발효 2년차를 맞는 가운데 787개 품목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잠정세율(특정 제품에 일정기간 기본세율 대신 적용하는 세율) 인하 조치가 별도로 시행되고 하반기부터는 정보통신제품에 대한 무세화가 더욱 확대된다.

보고서는 중국의 수입 관세 환경이 이처럼 우리 수출기업에 우호적으로 조성되고 있기 때문에 유리한 세율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20일 한·중 FTA가 공식 발효되면서 958개 품목에 대한 수입 관세를 즉시 철폐한 데 이어 올해 1월1일부터 2차 관세 인하를 실시했다.

5년 내 관세 철폐 품목 1천679개와 10년 내 관세 철폐 품목 2천518개가 대상이다.

중국 정부는 또 올해 787개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율(잠점 세율)을 대폭 낮추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지난해보다 62개 품목이 추가됐고 2개 품목은 관세율이 추가로 인하됐다.

중국은 매년 잠정세율을 갱신하고 있다.

가방(15~20% → 10%), 의류(14~25% → 7~13%), 스카프류(14% → 8%), 담요(16% → 8%), 선글라스(기본세율 20%이며 현재 잠정세율은 12% → 6%) 등 소비재는 일반세율보다 절반 가까이 인하됐다.

소비재 외에 보일러, 엔진, 전동기 등도 최대 14%였던 세율이 5% 수준으로 낮아졌다.

또 지난달 타결된 ITA에 따라 전기기기, 의료기기, 계측기기 등에 대한 중국의 수입관세가 오는 7월부터 낮아지기 시작해 앞으로 3~5년 내에 완전히 철폐된다.

특히 이번 ITA에는 중국이 한·중 FTA를 통해 양허 대상에서 제외한 22개 품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일부 TV용 카메라와 셋톱박스는 30~35%에 달하는 관세율이 없어지게 돼 우리 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확대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중국, 인도 등이 참가하는 아시아태평양무역협정(APTA)의 추가 협상도 지난달 타결돼 중국 측 수입품목 2천191개의 관세가 평균 33.1% 감축된다.

APTA 협정은 발효 즉시 관세가 감축되며 일부 품목은 한·중 FTA보다 관세가 더 낮다.

보고서는 잠정세율과 ITA 세율은 원산지 증명서 등이 필요하지 않아 자동으로 적용되는 반면 한중 FTA와 APTA는 원산지 증명서를 첨부하고 특혜관세 적용 신청을 해야 혜택을 본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용민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프리미엄 소비재에 대한 중국 내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가 시급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에 유리한 관세 환경이 전개되고 있다"며 "관세 인하가 다양하게 진행되는 만큼 우리 기업은 이를 종합적으로 비교한 뒤에 가장 유리한 세율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