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보다는 주식을…달러·금 등 안전자산 투자 유망
지난해 말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중의 통화량을 줄여 거품이 생기는 것을 막으면서 건전하게 성장하겠다’는 중앙은행의 의지라고 볼 수 있다. 약간의 거품이 생기더라도 경기를 살리겠다는 기존 통화정책의 변화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경제의 기본 체질을 보는 관점이 완전히 바뀌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과 투자의 환경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국내 증시·ELS 너무 비관적일 필요 없어”

먼저 국내 증시와 관련해선 많은 전문가들이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자체는 미국 경기에 대한 확신의 표현이고, 미국 경기는 세계 경제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문제다. 따라서 국내 증시도 최소한 적정한 주가 수준을 유지하면서 큰 충격 없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1990년대 등 과거 미국 금리 인상기에도 신흥국 증시는 다소간의 부침이 있긴 했지만 어느 정도 저점에 이르면 견조하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에도 신흥국 증시는 꾸준히 상승했으며, 2003년 이후에도 같은 모습을 보였다.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전체적인 주가 수준이 저점에 이르러 매력적인 구간이 온다면 너무 공포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때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되 눈높이는 낮춰서 투자한다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채권보다는 주식을…달러·금 등 안전자산 투자 유망
세부 상품별 투자전략을 보면, 주식형 펀드는 규모와 운용 성과를 꾸준히 유지하는 전통적인 펀드를 권한다. 고점을 높이 보지 말고 저점에 들어가는 전략이 유효하다. 또 배당성향이 높아지면서 배당과 관련한 펀드는 계속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지난해 가입자가 늘었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 대한 걱정도 많다. 기초자산 중 홍콩H지수가 많이 하락해 조기 상환이 늦춰지면서 이런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ELS에 대해 무조건 ‘큰일났다’는 식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 기초자산 지수가 다소 높기는 하지만 본질적 가치에 비해 많이 내려가 있는 상황이다. 홍콩H지수의 경우에도 현지 금융당국이 파생상품 규모를 규제하는 등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 향후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자산 늘려 위기 대비해야

채권보다는 주식을…달러·금 등 안전자산 투자 유망
금리를 달러가치와 연관해 해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요즘 재테크 트렌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통화량이 줄어들어 달러가치가 올라가고, 이에 따라 원화 환율도 상승(원화 가치 하락)한다는 게 전통적인 시장 예측이다. 이 때문에 달러 투자를 권유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하지만 달러 투자는 무조건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예측에 따르기보다 환율 위험회피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1990년 이후 세 번의 금리 인상기에 달러는 무조건 강한 흐름으로 가지 않았다. 금리 상승 속도가 빠르고 가팔랐던 1990년대 중반, 달러는 오히려 약세 흐름을 탔다. 2003년 이후의 금리 상승기에도 초반 1년 정도는 달러 약세가 이어지다가 보합으로 전환했다. 물론 과거 데이터로 현재를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달러 강세 예측은 경계해야 한다.

다만 한국인의 경우 부동산이나 주식, 채권을 원화로 투자한다는 게 문제다. 자연스럽게 환율 변동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가치가 오르는 요즘은 환변동 위험 회피 차원에서 달러에 투자하기 적당한 시기다. 환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원화로만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게 된다. 달러자산은 시장 위기가 왔을 때 자산가치를 지켜주고 또 다른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효자’ 노릇을 한다. 달러당 1150원 수준의 환율 가이드라인을 잡고 저점에서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금 투자도 마찬가지다. 금 역시 시장에 위기가 왔을 때 투자자를 웃게 하는 안전 자산이다. 금 가격이 온스당 950~1000달러 정도면 매수해 볼 만하다. 채권 투자와 관련해선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에 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금리가 인상되면 한계기업이 늘어나게 되고, 신용도가 낮은 기업은 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훈규 < KEB하나은행 도곡PB센터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