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추락…채권·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 몰려
안전통화 엔도 강세


새해 첫 거래가 열린 4일(현지시간) 국제 금융시장이 중국 및 중동 발(發) 악재에 심하게 요동쳤다.

중국 증시가 7%가량 추락한 충격에 주요 국가의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고, 안전자산으로 투자가 몰리면서 국채와 금 가격이 올랐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보다 1.6% 하락했다.

오전 한때 2.5% 이상 빠져 1932년 이후 84년 만에 '새해 첫 거래일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가 이후 투자자들의 심리가 다소 안정을 찾으면서 낙폭을 줄였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위주인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1.5%, 2.1% 하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가 크게 떨어진 것은 중국 증시 폭락이 일차적인 이유였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사우디아라비아-이란 간 갈등 확산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감 고조 등에 따라 6.9%나 하락했다.

이들 요인은 유럽의 주요 주식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영국 런던 FTSE 100 지수가 2.4%,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30지수가 4.3%, 프랑스 파리 CAC 40 지수가 2.5% 각각 떨어졌다.

주식시장과 대조적으로 채권시장은 투자가 활기를 띠었다.

안전자산인 국채를 사려는 투자자가 많아진 탓에 채권 가격은 오르고 수익률은 떨어졌다.

미국 재무부 채권 10년 물의 수익률은 2.224%까지 하락했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 최종 수익률보다 0.05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도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 가격은 1.4% 오른 가격에 마감했다.

금융파생상품 중개업체인 CMC 마켓의 콜린 시진스키 수석 전략가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긴장 고조 때문에 안전자산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금값을 올렸다"고 마켓워치에 밝혔다.

국제 유가는 중동 정세 불안의 영향으로 한때 4%나 올랐지만, 중국에 이어 미국의 제조업 지표도 부진한 것으로 나오자 하락 마감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2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2라고 발표해 미국의 제조업이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또 6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지수이다.

이에 따라 세계 1, 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이 나란히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원유에 대한 투자가 감소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8% 떨어진 배럴당 36.76달러에 장을 마쳤고, 런던 ICE 선물시장의 2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0.1% 수준의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환율시장에서는 일본 화폐인 엔이 강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때문에 리스크가 낮게 평가되는 화폐가 선호된데 따른 것이다.

엔은 한때 1달러당 118.77엔에 거래돼 최근 11주 사이에 가장 강한 모습을 보였다.

또 1유로당 128.68엔에 환율이 형성돼 작년 4월 이후 가장 강세를 띠기도 했다.

달러와 유로의 교환에서는 달러가 0.3%가량 평가절상된 모습을 보였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