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메모리반도체 업계가 새해 기술적 한계로 여겨진 20나노미터(㎚·1㎚=10억분의 1m) 벽을 돌파하고 10나노대 D램 시대를 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18나노 D램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새해 초 10나노대 후반 D램 개발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3분기에는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반도체는 미세화(반도체 회로 선폭을 줄이는 작업)를 통해 진보해왔다. 미세화하면 메모리 성능이 좋아질 뿐 아니라 한 장의 웨이퍼(반도체의 원재료인 실리콘 기판)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도 늘어난다. 제품 성능과 생산 효율이 동시에 좋아진다. 당초 D램에서 20나노는 좀처럼 깨기 힘든 벽으로 여겨졌지만,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이 한계를 넘었다. D램업계 3위인 마이크론은 올해 안에 10나노대 제품 생산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10나노대 D램시대를 연 뒤에는 전과 같은 속도로 미세화를 이루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공정이 길고 복잡해져 오히려 생산비용이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과거 사용하던 생산라인을 저렴한 비용으로 최신 라인으로 개조하거나 공정을 단순화해 생산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