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인상된 담뱃값에 따른 물가 상승분을 감안하면 사실상 물가가 거의 오르지 않은 것이다.
담뱃값 인상 없었다면 지난해 물가상승률 '0'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5년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0.7% 올랐다. 1965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종전 최저치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의 0.8%였다.

국제유가와 곡물 가격 하락이 저물가 흐름을 이끌었다. 저유가에 따른 석유류 가격 하락(-19.2%)과 도시가스요금 인하(-15.8%) 등으로 생활물가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0.2%)를 보였다.

정부는 지난해 1월 담뱃값을 한 갑당 평균 2000원씩 올렸다. 이로 인해 지난해 지출목적별 물가 가운데 ‘주류 및 담배’ 상승률은 50.1%에 달했다. 통계청은 물가상승률 계산에 사용하는 481개 품목마다 가구의 소비지출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서로 다른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주류 및 담배의 가중치는 ‘1000분의 11.8’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상승폭이 크다 보니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0.59%포인트로 높았다. 담뱃값이 오르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0.1%에 그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