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보일러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 보일러 브랜드인 바일란트가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경동나비엔도 수출만 하던 300만원짜리 보일러를 내놓고 맞불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일러 시장은 연간 120만대 정도다. 영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시장이지만 성장은 정체돼 있다.

하지만 독일 바일란트는 지난 9월 300만원이 넘는 고효율 콘덴싱보일러 에코텍(ecoTEC) 시리즈를 내놓으며 대형 주택 거주자 공략에 나섰다. 바일란트는 고급 보일러 수요가 연 3만대 정도로 전체 시장의 5%에 불과하지만 1000억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고급보일러를 통해 바일란트는 국내 3위 업체로 올라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회사는 전문교육시설인 트레이닝센터를 세우고 서비스 인력과 대리점 지원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맞서 경동나비엔은 지난달 말 수출용 제품인 NCB 900을 국내 시장에 내놓고 맞대응에 나섰다. 이 제품은 북미 콘덴싱보일러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다. 핵심 부품, 설계, 품질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해 미국기계학회(ASME) 품질 인증을 통과했다는 점을 내세워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높은 안정성과 풍부한 온수량 등을 갖춰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경동나비엔은 새로운 제품보다는 이미 검증된 제품으로 바일란트와 품질 경쟁을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경동나비엔은 특히 애프터서비스(AS)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보일러 제조사들이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유통망과 AS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차별화된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