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달라지는 기업세제

수출중소기업 원재료 수입 때 매출 발생 후 부가세 납부
다국적기업 국제거래 정보 2017년부터 신고 의무화
내년부터 형제자매 등 다수의 상속인이 가업을 물려받아도 상속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수출 중소기업은 수입 부가가치세 납부를 유예할 수 있어 자금 부담을 덜게 됐다. 다국적 기업은 상세 기업 정보를 정부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의 ‘2015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세법 시행령은 내년 1월15일까지 입법 예고된 뒤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월29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세법 시행령 개정] 형제·자매 공동상속 때도 '가업승계 세감면' 혜택 준다

◆2인 이상 가업 승계 시 세금 감면

정부는 부모가 일군 기업을 자녀가 이어받을 경우 상속세를 대폭 깎아주는 가업상속공제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다수의 상속인이 가업을 승계해도 세금 감면 혜택을 줄 방침이다. 또 가업이 두 개 이상인 경우 자녀가 기업별로 상속받아도 세금 감면을 허용할 계획이다. 지금은 가업을 자식 한 명이 모두 물려받을 때만 세금을 감면해주고 있다.

가업상속공제는 가업 승계 기업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한 공제 제도다. 연 매출 3000억원 미만의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가업 승계 시 최대 500억원까지 상속세를 깎아주고 있다. 다만 공동 상속에서 대표이사를 맡는 상속인에게만 공제 혜택을 줄 방침이다.

또 현행 가업상속공제 요건인 △상속인 나이(만 18세 이상) △상속인의 사후관리 기간 동안 상속지분 유지 △상속세 신고 기한부터 2년 내 상속인(또는 배우자)의 대표 취임 △가업 승계 후 1년 이상 휴업·폐업 금지 등도 충족해야 한다.

◆영농기업도 가업상속공제 적용

예컨대 1200억원 규모의 회사를 아들과 딸(대표이사)이 부모로부터 절반씩 물려받을 경우 지금은 모두 세금을 263억6100만원씩 내야 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대표이사인 딸의 세액은 38억6100만원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애초 공동상속제도를 올해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말 국회에서 가업상속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이 모두 무산돼 유보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동상속에 대한 가업승계 세금 혜택은 중소기업들의 요구가 많아 법률 개정이 필요 없는 것부터 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상속인의 ‘2년 이상 가업종사 의무’ 예외 사유도 확대했다. 지금은 피상속인이 60세 이전에 사망하면 의무 근무 조항을 지키지 않아도 되지만 내년부터는 고령화 추세를 반영해 나이 기준을 65세로 높였다. 또 영농기업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 추가했다.

◆수입 부가세 납부유예제도 신설

수출 중소기업이 연간 2조원 규모의 부가가치세 납부를 유예받을 수 있는 제도도 새로 도입된다. 지금은 사업자가 원재료 등 재화를 수입할 때마다 부가세로 수입가격의 10%를 세금으로 냈다가 나중에 환급받는다. 하지만 수출 중소기업에 한해 수입 시 세관에 납부하는 부가세를 세무서에 신고할 때까지 유예해 주기로 했다. 세관 수입 신고 때 부가세를 내지 않고 나중에 환급받을 부가세를 제외하고 세금을 내면 된다.

정부는 애초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50%를 넘는 중소기업에만 혜택을 주기로 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수출 비중 30% 이상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반면 2017년부터 연 매출이 1000억원을 넘고 500억원 이상 금액을 해외 특수관계인과 거래하는 국내 법인과 해외 법인의 국내 사업장은 매년 ‘국제거래정보통합보고서’를 과세당국에 제출하는 부담이 생긴다.

이 보고서에는 회사 소유구조, 거래내역, 사업전략, 재무현황 등을 상세히 담아야 한다.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방지를 위해 최근 주요 20개국(G20)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이 도입하기로 한 제도다. 삼성전자 등 국내 법인과 구글코리아 등 해외 법인의 국내 사업자 570여개 기업이 해당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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