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의 경제정책관] 경제부총리만 2명…KDI 출신 전성시대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이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박근혜 정부 ‘파워인맥’으로 통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 재조명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보국(報國)’의 기치를 내걸고 설립한 KDI 출신을 임기 초부터 중용해왔다. 현오석 초대 부총리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표적인 KDI 출신이다. 현직에선 청와대의 현정택 정책조정수석과 김현숙 고용복지수석, 김준경 KDI 원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유경준 통계청장 등이 KDI 인맥으로 통한다. 새누리당 쪽에서는 이종훈·유승민 의원, 이혜훈 전 의원 등이 KDI 출신이다.

유 후보자 역시 1989년 KDI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인맥을 쌓았다. 당시 문형표 전 장관과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 고영선 차관, 유승민 의원, 김현숙 수석 등과 한솥밥을 먹었다. 문 전 장관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두 사람은 같은 시기에 펜실베이니아대를 다니면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고 같은 시기에 KDI에 입사했다. 유 후보자는 정계 입문 직전인 2007년 한국재정학회 부회장을 했는데, 당시 문 전 장관은 이사를 맡았다.

유 후보자는 재정학회에서 맺은 인맥도 탄탄하다. 안종범 경제수석과의 인연은 한국조세연구원에서 시작돼 재정학회로 이어졌다. 안 수석은 유 후보자가 재정학회 부회장을 맡았을 때 감사를 지냈고, 이듬해 부회장을 거쳐 회장까지 했다. 새누리당의 강석훈, 나성린, 이만우 의원 모두 재정학회에서 임원을 지냈다. 현 정부 정권인수위원회 출신인 옥동석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과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도 재정학회 출신이다.

‘KS(경기고-서울대) 라인’ 인맥도 막강하다. 김준규 전 검찰총장과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 박진 전 국회의원, 남중수 전 KT 사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유 후보자의 경기고 동기로 서울대에서도 같이 공부했다. 관료 중에선 허경욱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와 김영과 전 증권금융 사장이 KS 동기로 친하게 어울리는 사이다. 구본진 전 기획재정부 재정업무관리관은 2년 후배다. 김준경 원장도 KS 1년 후배다. 김중수 전 한국은행 총재와 현오석 전 부총리는 KS 선배이자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박사 선배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