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뒷받침속 전 세계로 '경제영토' 확장

중국이 20일을 기해 한국, 호주와 각각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정식 발효함으로써 새로운 FTA 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中國新聞社)는 21일 한·중 FTA와 중·호주 FTA가 20일 동시에 발효됐다며 "중국의 자유무역이 활짝 꽃을 피우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통신은 산둥(山東), 장쑤(江蘇), 저장(浙江), 광둥(廣東) 등 각 지역 기업들이 신청한 원산지 증명서 53건이 한·중, 중·호주 FTA의 규정에 따라 처음으로 발급됐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은 21일 중국이 두 나라와 체결한 FTA의 동시발효 사실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며 이를 계기로 4천여 개의 상품이 무관세로 중국에 수출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중 FTA는 2005년 민간 공동연구가 시작된 이래 2014년 11월에 실질 타결 선언, 올해 2월 25일에 가서명을 거쳐 6월 1일 정식 서명이 이뤄졌다.

양국은 국내 절차를 거쳐 지난 9일 FTA 발효를 확정하는 외교 공한을 교환함으로써 20일을 발효일자로 확정했다.

한·중 FTA 발효로 상품은 품목 수 기준으로 우리 측은 92.2%, 중국 측은 90.7%에 대해 20년 내 관세가 철폐되고 수입액 기준으로 우리 측은 91.2%, 중국 측은 85%가 20년 내에 관세가 없어진다.

중·호주 FTA의 발효로 호주는 농·축산물, 와인, 유제품 등에 적용되는 관세를 단계적으로 낮춰가며 수출할 길이 열렸고 중국으로서는 경제적 이익과 함께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넘어 태평양을 향해 '경제 영토'를 넓히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아세안, 파키스탄, 칠레, 뉴질랜드, 페루, 코스타리카, 아이슬란드, 스위스 등과 FTA를 체결하는 등 경제 영토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FTA 체결국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개발도상국이 대다수인데다 중국과의 무역규모가 작아 실질적인 효과를 도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경제규모는 물론 중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한국과 호주가 가세한 것은 중국 입장에서 새로운 FTA 시대가 본격 개막했음을 의미한다고 중국 언론은 분석했다.

한국, 호주는 또 미국의 동맹국이란 점에서 경제적 이득을 넘어 정치·외교적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현재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여러 국가와 FTA 체결을 위한 다양한 모색을 하고 있다.

중국은 더 나아가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맞서 자국 주도의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리광후이(李光輝) 중국 상무부 연구원 부원장은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의 뒷받침 속에 전 세계적인 범위에서 자유무역지대를 전면적으로 꽃피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