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강달러의 시대'] 강달러에 바짝 엎드린 금값·유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인상을 결정한 뒤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전날보다 0.8% 하락한 유로당 1.08달러에, 영국 파운드화는 0.75% 떨어진 파운드당 1.492달러에 거래됐다. 그만큼 달러화 가치가 오른 것이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실물자산인 금과 원유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값과 국제유가는 미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미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내려간다.

데이터제공업체 매크로트렌드가 작성한 1974년 이후 3개 지표가 각각 이 기간의 평균값에 비해 얼마나 위아래로 움직였는지를 보면<그래프> 이 같은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달러 가치와 금·원유가격이 정확하게 반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수요·공급 등 다른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 달러 변동폭에 비해 금이나 원유가격의 변동폭이 훨씬 더 크다.

전문가들은 금값과 유가가 앞으로도 계속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 선물 가격은 이날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 때문에 그동안 다른 원자재에 비해 하락폭(1년 새 11%)이 작은 편이었는데, Fed의 금리 인상 발표 하루 만에 가격이 2.5% 내렸다.

금융시장 분석가인 피터 케니는 “금은 물가상승률이 상승할 때는 위험을 분산하는 수단이지만 지금 세계 경제는 침체 국면”이라며 “내년에는 금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1년 만에 최저치(브렌트유 기준)를 보인 유가도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공급 과잉이 심각해지고 있는 원유 가격이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종전의 부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블룸버그통신에 “아무도 장기적으로 유가가 오른다는 쪽에 베팅하지 않는 상황이 공급과잉 해소와 유가 상승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