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미국 제로금리 시대'] '연내 인상 반대' 하던 2명 왜 마음 바꿨나
미국 중앙은행(Fed)은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뒤 의결권을 가진 10명이 모두 금리 인상에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9월과 10월 회의에서는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연방은행 총재가 금리 동결에 반대해서 9 대 1이었는데 이번에는 금리 인상에 10명이 모두 찬성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공개적으로 ‘연내 인상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던 레이얼 브레이너드와 대니얼 터룰로 두 Fed 이사가 마음을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지난 10월12일 “Fed가 (각종 데이터를) 지켜보고 더 기다려야 한다”며 내년 인상을 주장했고, 사흘 뒤 터룰로 이사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주장을 펼쳤다. 물가상승률이 Fed의 목표치인 2%에 크게 못 미치는 것도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또다른 반대파였던 제롬 파월 Fed이사는 최근엔 특별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재닛 옐런 Fed 의장이 “FOMC 내의 불협화음을 조용하게 정리하고, 12월 금리 인상에 동의하지 않던 이들도 찬성 대열에 합류시켰다”며 옐런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두 사람이 옐런에게 ‘설득당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시장의 불안요소를 없애기 위해 Fed가 일종의 ‘연출을 했다’는 시각도 있다. Fed가 시장 예상과 다른 돌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걱정을 잠재우려고 만장일치라는 형식을 택했다는 관측이다.

그동안 Fed는 FOMC 안에서 ‘갑론을박’을 벌인 경우에도 성명서는 이런 갈등이 거의 드러나지 않도록 작성했다.

옐런 의장과 스탠리 피셔 Fed 부의장 등이 대외적으로 이번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하는 바람에 브레이너드 이사 등이 반대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