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자동차 화학 해운 등 국내 주력 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미국 중국 일본 등 경쟁국에 뒤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7일 ‘대한민국 주력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비교’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해운 전기·전자 화학 자동차산업의 매출증가율을 국가별로 비교한 결과 미국 중국 일본의 매출증가율이 한국보다 높았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네 개 업종 매출증가율은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으며, 해운 화학 자동차업종 매출은 작년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성장 멈춘 주력산업…미국·중국·일본에 모두 뒤처졌다
한국의 해운업 매출은 2010년만 해도 40.08%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16.5% 감소세로 돌아섰다. 4개국 가운데 매출이 감소한 것은 한국이 유일했다.

‘전차군단’으로 불리며 한국 경제를 이끌던 전기·전자와 자동차산업도 성장이 정체됐다. 한국의 전기·전자산업 매출 증가율은 2010년만 해도 25.55%로 4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작년에는 4.1%로 둔화돼 미국(5.94%) 일본(6.68%) 중국(9.84%)에 뒤졌다.

자동차산업 매출증가율도 2010년에는 23.03%로 양호했다. 하지만 작년엔 0.36% 감소해 4개국 중 유일하게 매출이 줄었다.

화학업 매출증가율 역시 2010년 20.51%로 4개국 중 두 번째로 높았으나 작년에는 -1.61%를 기록했다.

김미애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샤오미가 저가 휴대폰시장에 진출하는 등 경쟁국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때 한국 기업들은 현실에 안주했다”며 “그러다보니 성장세가 급속히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주력 산업의 영업이익률 회복 속도도 경쟁국에 비해 더디다고 지적했다. 철강업의 경우 한국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5.92%로 다른 경쟁국보다 높았으나 2014년 3.96%로 하락해 미국(6.55%), 일본(5.27%)보다 뒤처졌다. 자동차산업의 영업이익률도 2010년 7.54%에서 2014년 3.77%로 낮아졌다.

한경연은 주력 산업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는 원인으로 상대국보다 높은 매출원가율을 꼽았다.

신현한 연세대 교수는 “한국은 자동차산업의 매출원가율이 4개국 가운데 가장 높고 전기전자업, 해운업 역시 매출원가율이 높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30%대인 미국보다 매출원가율이 두 배 가까이 높은 화학업은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 비용 구조로 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효율적인 비용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계속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