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속 변화 택한 SK…대표이사 3명 교체, 70년대생 CEO 발탁
16일 단행된 SK그룹 임원인사에서 대표이사가 바뀐 계열사는 SKC SK종합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등 세 곳이다. 작년에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교체된 것과 비교하면 소폭인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1971년생을 과감하게 계열사 사장으로 발탁하는 등 세대교체를 통한 변화도 시도했다. “국제유가 하락, 미국 금리 인상 등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안정 속 변화를 선택했다”는 게 SK 관계자의 설명이다.
안정 속 변화 택한 SK…대표이사 3명 교체, 70년대생 CEO 발탁
정철길·김영태 부회장 승진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과 김영태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은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로써 SK그룹 부회장은 3명(최재원 최창원 임형규)에서 5명으로 늘었다.

정 부회장은 부산대 경영학과를 나온 뒤 미국 조지아주립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았다. SK C&C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김 부회장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나와 SK(주) 대표이사 등을 맡았다.

이들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데는 최태원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을 때 안정적으로 그룹을 운영하고, 수펙스추구협의회 체제를 정착시킨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때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던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65)이 유임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 등 핵심 계열사 사장도 모두 자리를 지켰다.

그렇다고 전혀 변화를 주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과감한 발탁인사도 했다. 1971년생인 송진화 SK이노베이션 BI본부장(전무)을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으로 임명한 게 대표적이다. SK에서 1970년대생 사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송 사장 내정자는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나와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엑슨모빌 등 미국 기업에서 근무하다 2011년 SK이노베이션에 합류했다.

이완재 SKC 사장 내정자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SK E&S에서 전력사업부문장, 액화천연가스(LNG)사업부문장 등을 거쳤다.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워싱턴대에서 MBA를 받았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녈 사장에서 자리를 옮겼다.

SK는 82명의 임원을 신규 선임한 것을 포함해 총 137명의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박상규 회장 비서실장, 조경목 SK(주) 재무부문장, 윤병석 SK가스 가스사업본부장, 정태윤 SK에너지 에너지사업본부장은 각각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박준구 SK바이오텍 대표는 상무에서 전무로 올라섰다. 지난해 48%였던 40대 승진자가 올해엔 59%로 높아지는 등 1970년대생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게 SK 측 설명이다.

계열사 조직개편 실시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비롯해 SK텔레콤 SK(주) 등 주요 계열사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지금까지 6개 위원회와 1개 특별위원회로 운영돼온 수펙스추구협의회는 7개 위원회로 재편했다. 기존 전략위원회와 ICT기술·성장특별위원회를 합친 뒤 에너지·화학위원회(위원장 정철길)와 ICT위원회(위원장 임형규)로 나눴다.

SK이노베이션은 E&P(석유개발)와 B&I(배터리 및 정보전자소재) 부문에 ‘사업대표제’를 도입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미디어 플랫폼 회사로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미디어부문을 신설하고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를 미디어부문장(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미디어부문을 신설한 것은 케이블TV 1위 회사인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미디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일부 조직을 통합하고 명칭도 변경했다.

SK(주)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CEO 직속의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센터’를 신설하고 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 등 미래 기술 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ICT R&D센터를 이끌 수장으로는 이호수 수펙스추구협의회 ICT기술전략담당 사장을 선임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