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이 호재? 경기민감주가 뛴다
내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리 인상이 경기민감업종의 주가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는 여전하지만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늘면서 중국 수요를 메워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올해 일찌감치 상승곡선을 그린 업종은 화학이다. 한화케미칼이 연초 이후 125.42% 오른 것을 비롯해 LG화학(80.39%), 롯데케미칼(43.75%) 등이 줄줄이 ‘홈런’을 쳤다. 유가가 떨어지면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부터는 경기민감업종의 상승세가 화학 이외의 다른 업종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리 인상기 때마다 경기 민감주들이 약진했던 전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는 금리 인하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경기민감업종은 오히려 금리 인상 시기에 승률이 높았다”며 “글로벌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주가가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화의 방향이 바뀌면 수혜 업종이 늘어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이 개시되는 시점이 되면 달러 강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 강세가 진정되는 시기부터는 달러로 원재료를 들여와 가공해 파는 소재와 산업재 관련주도 상승세에 동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 전문가들은 내년에 상승 반전할 경기민감업종으로 올해 낙폭이 컸던 철강을 꼽았다. 철강주의 매력은 수익성에 비해 낮은 주가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철강산업의 불황이 끝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철강 가격 하락이 멈추면서 지나친 저평가 영역으로 떨어진 주가는 정상화 과정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 대장주인 포스코도 올해 40%가량의 낙폭을 보였다.

화학주의 강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화학주의 ‘믿을 구석’은 배럴당 40달러를 밑도는 유가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유가는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누렸던 생산원가 절감효과가 내년에도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