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실질 법인세 부담률(GDP 대비 법인세수)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5일 ‘주요 세목별 정상 세부담 추정과 개편 방향’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실질 법인세 부담률(2012년 기준)은 3.69%로 OECD 회원 34개국 가운데 여섯 번째로 높았다고 발표했다.

한경연은 “한국의 법인세 부담률이 정상 수준(3.34%)보다 0.35%포인트 높았다”며 “법인세 부담률을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법인세수를 4조7900억원가량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경연이 추정한 ‘정상 수준’은 출산율, 고령화 등 사회적 상황까지 고려한 한 나라의 적절한 세부담 수준이다. 세부담률이 정상 수준보다 높으면 현재 세부담이 과도하다는 것이고, 반대로 정상 수준보다 낮으면 세부담이 적다는 것으로 평가한다.

한경연은 법인세 부담률이 정상 수준보다 높은 반면 소비세 부담률은 4.26%로 정상 수준(4.56%)보다 0.3%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의 소비세 실질 부담률은 OECD 회원국 가운데 28위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소비세 부담률을 정상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선 4조1100억원을 더 걷어야 한다”며 “실질 부담률이 낮은 소비세를 인상하는 대신 법인세를 낮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황상현 한경연 연구위원은 “주요 세목별 실제 세부담을 정상 수준까지 조정하기 위해 법인세는 부담을 완화하고 부가가치세는 부담을 강화해야 한다”며 “법인세 부담을 줄이려면 법인세 최고세율을 내리고 세율체계를 단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