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하 예고한 중국] 신흥국 '위안화 절하 공포'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신흥국에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 338억달러가 순유출됐다. 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났던 2008년 4분기의 1194억달러 이후 7년 만의 최대다. 달러 자금의 신흥국 이탈이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한 금리인상과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사이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 10월 이후 올 7월까지 일곱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 연 14.5%로 끌어올렸다. 원자재 수출 감소와 이에 따른 경기 침체로 자국 통화인 헤알화 가치가 급락한 데 따른 조치다.
페루도 올 9월에 이어 지난 11일 또다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연 3.75%로 끌어올렸다. 이 역시 자국 통화인 솔화의 가치 하락으로 수입 물가가 치솟은 데 따른 대응이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지난달 20일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연 6.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반면 러시아는 유가 하락에 따른 루블화 약세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최근 세 번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잇따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9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0.25%포인트 낮췄다. 올해 들어 네 번째 금리 인하다. 수출경쟁력을 높여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다.
BoA는 중국에 대한 교역의존도가 큰 한국과 대만의 통화가치가 경쟁적으로 떨어지고, 미국 시장에서 중국 제품과 경쟁하는 멕시코 역시 평가절하 압력에 직면하는 등 중국이 추가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면 그 여파가 전방위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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