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중국의 위안화 약세가 심화돼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이날 달러화 대비 위안화 역내 환율은 오전 한때 6.4515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4년반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지난 8월 중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절하는 달러 강세 흐름을 끊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인상을 막았을 정도로 시장에서 위력이 컸다.

연준이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게 확실시되는 가운데 위안화 가치는 지난 6주간 1.8% 하락했다.

위안화의 약세가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지, 이로 인해 세계경제와 미국경제전망이 조정될지, 원자재와 상품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금융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라고 FT는 지적했다.

크레이그 챈 노무라 애널리스트는 "위안화의 절하 속도는 상대적으로 비교했을 때 빠르다"고 평가했다.

외환전문가들은 내년 말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이 6.7∼6.8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드리안 오웬스 GAM인터내셔널 투자담당 이사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 환율이 이렇게 올라가도록 내버려두다니 약간 놀랍다"면서 "중국 당국이 개입하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위안화 가치의 급락은 다음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대조된다고 FT는 지적했다.

중국 당국이 아예 위안화 약세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꼬집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마크 챈들러는 "인민은행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달러화와 위안화간에 격차를 넓히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의 루이스 코스타는 "지난 8월의 충격으로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에 대해 조심스러워하고 있다"면서 "위안화는 여전히 매우 비싸고, 자본유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의 11월 외환보유고는 3조4천380억 달러로 전달보다 872억2천만달러 감소해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역내외 환율 차이는 3개월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노무라의 챈 애널리스트는 "절하 압력과 자본유출 압력이 여전해 위안화가 아직 제 가격에 거래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FT는 만약 미 연준이 다음주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시장은 워싱턴보다는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