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강점…카인포테인먼트·자율주행 공략"
LG "10년전부터 전장사업 준비했다…선행 R&D 강해"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電裝) 사업 진출을 선언함에 따라 전자업계 전통의 라이벌 삼성과 LG가 이 부문에서도 치열한 경쟁전선을 구축하게 됐다.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전사조직에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부사장급(박종환 팀장)을 리더로 앉혔다.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관할하는 직속 조직이란 점에서 한층 더 힘이 실렸다.

삼성전자는 초기에 카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권 부회장은 삼성의 반도체 사업을 이끌어온 주역이다.

그가 전장사업팀을 관장한다는 것은 향후 전장사업과 삼성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이 상당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14나노 핀펫(FinFet) 공정 양산에 성공하는 등 시스템 분야에서도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 자율주행 분야는 시스템의 두뇌로 불리는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반도체 경쟁력은 초기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강점이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삼성SDI가 BMW 등 프리미엄 카메이커들과 상당한 수준의 협력관계를 구축한 점 등에 비춰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삼성전자가 기대할 수 있는 영역이다.

반면 LG전자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자동차 전장사업분야를 준비해 왔다면서 '수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2013년 7월 독립사업본부로 VC(Vehicle Components) 사업부를 만들고 이우종 사장 체제로 제품 개발력과 영업력을 키워왔다.

올해 1분기부터는 실적발표 때도 기존 HE·H&A·MC사업본부와 별도로 독자적인 사업 성적표를 발표하고 있다.

1분기에는 매출 3천826억원을 기록했고 2분기 4천508억원, 3분기 4천786억원을 올렸다.

신사업의 선행 연구개발(R&D) 투자액 지출이 상당하기 때문에 아직 영업이익면에서는 소폭 적자를 내고 있지만 LG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사 차원에서 집중하는 사업부문이다.

LG전자 VC사업본부의 주력은 카인포테인먼트 분야로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등이다.

초기 사업에서 삼성전자와 정면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LG전자는 그러나 향후 전기차 부품 투자를 확대하면서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 승부를 걸고 있다.

이미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협력사로 선정됐고 메르세데스 벤츠와도 '자동차의 눈'에 해당하는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 공동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또 GM의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EV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구동모터, 인버터, 차내충전기, 전동컴프레서, 배터리팩 등 11종의 핵심부품을 공급한다.

LG는 최근 인사에서 구본준 부회장을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이동시켜 신성장 동력 발굴을 진두지휘하게 했다.

구 부회장의 지휘 영역에는 전기차 부품 사업도 포함된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