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지원하기 위한 은행법 개정안과 핀테크(금융+기술) 활성화를 위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등 10대 금융개혁 법안들도 19대 정기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상시화 법안도 통과되지 못했다. 일몰 연장이라도 안 되면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근거법이 사라지는 셈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올 3월 취임 이래 줄곧 금융개혁에 힘을 쏟았다. 400여개의 금융회사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규제를 찾아낸 뒤 규정 개정 등을 통해 이를 해소하거나 완화했다. 하지만 몇 가지 굵직한 현안들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국회 문턱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와 경영을 제한한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은행법 개정안 등 10대 금융개혁 법안들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까지 끝내 처리되지 못했다. 은행법 개정안은 K뱅크 등 지난달 예비인가를 받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본래 취지대로 본인가를 받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다. KT나 카카오처럼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행의 주인이 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핀테크 육성을 위한 토대가 될 법안들 역시 여야 대립의 희생양이 됐다. 소규모 전자금융업자에 대한 등록 자본금 요건을 완화하기 위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비롯해 증권의 발행·유통 등을 모두 전자화하는 전자증권법, 핀테크 등 벤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신기술금융사의 자본금 요건을 낮춘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서민 생활과 직결된 법안들도 빛을 보지 못했다. ‘서민금융진흥원법’으로도 불리는 휴면예금관리재단 설립법은 야당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기본 법체계를 구축하자는 차원에서 2012년 7월 정부가 제출한 금융소비자보호법은 ‘4수’를 치르고도 끝내 통과되지 못했다. 주택연금 가입연령 기준을 완화하기 위한 주택금융공사법, 한국거래소 민영화의 법적 근거가 될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도 이번 정기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주요 금융개혁 법안들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